우리나라 현존 간이역 중 105년이라는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춘포역을 익산의 대표적인 역사문화공간으로 복원하고 특색 있는 콘텐츠를 발굴해 관광객 발걸음을 이끌어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해 8월부터 ‘익산 구 춘포역사 보존활용계획 수립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노후화가 심각한 춘포역사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활용계획을 수립하고 주변 자연경관 및 역사문화경관 보존 및 훼손된 문화재 복원·개선을 통해 소중한 문화유산의 효율적 활용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여기에 춘포역사 뿐만 아니라 폐선로 부지 등 주변까지 활용해 관광자원화를 꾀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처럼 추억과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춘포역이 충분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춘포역은 우리나라 현존 간이역 중 가장 오래됐을 뿐만 아니라 역사적·건축적·철도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5년 11월 21일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210호 지정됐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대표하는 아픈 간이역이지만, 역사문화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간 익산시와 익산문화관광재단은 춘포역을 근대역사의 명소로 복원하고 공동체 활성화 및 문화 네트워크 조성을 통해 지역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취지로 춘포역 일원에서 도보트래킹과 근대박물관 춘포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 왔다.

대장교회, 호소가와 농장, 만경강 길, 김성철 가옥(호소가와 농장 주임관사), 대장정미소 등 주변의 역사문화자원과 연계도 이뤄졌다.

하지만 익산을 대표하는 근대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 하는 데는 여전히 부족한 측면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코레일 소유의 춘포역사와 철도시설공단 소유의 폐선로 부지를 매입해 역사문화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2012년 폐선로 철거 당시 순천에 있는 철도시설공단까지 찾아가 존치를 요청했지만 묵살됐고, 역사와 인근 부지의 소유가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으로 이원화돼 있는 바람에 그간 폐 간이역을 대상으로 한 공모도 따내지 못했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보존활용계획 수립 용역에 부지를 전부 매입해 최소한 기관차 2량 정도를 놓고 관광명소로 조성하는 방안을 중장기 계획으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한편 춘포역은 1914년 11월 17일 일제강점기에 대장역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개시했고, 이후 1996년 6월 1일 춘포역으로 이름이 변경됐다. 이후 이용객이 줄어들면서 1997년 6월 1일에는 배치간이역으로 격하되고 2004년 12월 10일에는 무배치간이역으로 격하되는 아픔을 겪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