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뚜껑 열어보니.. 광주 이전 위한 수순, 꼼수 지적
전북은 물론 광주·전남까지 호남 전 지역의 국토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하 익산국토청)을 전북과 전남으로 쪼개는 방향의 용역이 진행되고 있어 논란이다. 특히 중간용역 결과가 현장대응 강화를 위해 기존 국토관리사무소를 센터화하면서 익산청에는 4개의 센터를 두고 신설되는 광주청에는 5개의 센터를 두도록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광주청 중심의 맞춤형 용역이라는 지적을 낳고 있다. 그간 익산국토청의 광주 이전이 지역 여론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된 점을 감안, 일단 광주청을 신설하고 차츰 익산청의 기능을 축소해 사실상 광주 이전의 효과를 노리기 위한 정해진 수순 내지 꼼수라는 지적이다.<관련기사 3면>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에 조직진단을 통한 조직개편 방안 마련을 요청했고, 국토부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 ‘대내·외 환경변화에 따른 지방국토관리청 조직 및 기능 발전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 현재 관련 용역이 진행 중이다. 지난 3일 익산국토청에서 열린 중간보고회 자리에서는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분리배치 방안에 대한 의견수렴이 이뤄져, 이 같은 방안이 기정사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번 용역은 교통·통신발달 등 기술 환경 변화, 도로신설·하천관리 등 업무여건 변화, 특별지방행정기관 정비 등 정부조직 여건을 고려할 때 국토관리 현업조직의 발전을 위한 검토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지방국토청 및 국토관리사무소의 조직진단을 실시해 조직개편 방안 등 미래 발전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현 5개 지방국토관리청, 18개 국토관리사무소, 10개 출장소의 조직과 업무를 분석해 미래 발전적인 최적의 조직개편 방안을 마련하고 실행성이 있는 단계별 추진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용역의 범위다. 특히 도로·하천공사의 건설 및 유지관리 분리 적정성, 국토청·국토관리사무소별 관할구역 및 소재지의 적정성, 기관별 정원배분 적정성 등 조직진단을 통해 문제점을 분석하고, 현 체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조직개편 대안을 마련해 각 대안별로 사무소 이전 및 신설, 직원 이전, 출장비 등 소요비용과 업무효율화, 대국민 서비스 개선 등 편익을 객관적으로 비교·분석해 최적의 조직개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주요 과업내용이다. 현재 중간용역 결과는 익산국토청의 명칭을 역할과 책임범위를 보다 명확하게 하기 위해 ‘전북국토교통청(익산청)’으로 변경해 전북권역을 담당하고, 신설되는 ‘전남국토교통청(광주청)’이 광주·전남권역을 담당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장대응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익산청에 전주·무주·남원에 이어 정읍에 센터가 신설되고, 광주청에는 광주·해남·순천·보성에 이어 함평에 센터를 신설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인구 2,500만의 서울청과 인구 530만의 대전청은 그대로 두고 현재 5개 지방청 가운데, 원주청 다음으로 관리인구가 적은 익산청을 두고 광주청을 신설한다는 용역안은 대국민 서비스 개선 등을 통한 고객만족도 향상이라는 명분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호남지역을 총괄하는 공공·특별지방행정기관 64개 중 87.5%에 달하는 56개가 광주·전남에 편중돼 있는 상황에서 그 비중이나 무게감이 큰 익산국토청은 전북 유일의 자존심이자 상징적인 기관으로 자리매김해 왔기 때문에, 이번 설명회를 통해 드러난 중간용역 결과는 지역민들과 지역 정치권의 거센 반발을 야기하고 있다. 전북권 정치인들과 상공인들은 이번 용역은 장기적으로 광주청 통합을 위한 정해진 수순이며, 이를 정당화하기 위한 국토부의 맞춤형 행정이라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한해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익산국토청의 예산 집행비율이 광주·전남권 대 전북권이 6대 4 정도인 점이나, 중간용역 결과 기존 익산청보다 광주청에 더 많은 수의 센터가 계획된 점 등은 이들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익산국토청을 전북청과 전남청으로 분리하는 방안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라 논의 단계”라면서 “최종 용역 결과 및 5개 지방청의 의견을 수렴해 방안을 정한 뒤 행자부와의 협의를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용역은 5개 지방청 순회설명회를 통한 의견수렴을 거쳐 6월 말 최종 완성될 예정이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