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당선무효형 선고, 경찰 인사비리 수사 중.. 부적절

항소심에서조차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직후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박경철 시장이 시민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죄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하반기 정기인사를 순리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지난달 29일 항소심 선고 이후, 지역사회에서는 낙마 위기에 놓인 박 시장의 7월 조기인사설에 반발하는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받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인사에 괜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더욱이 지난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승진 서열부 조작 의혹과 관련 경찰이 전격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인사권자인 박 시장이 굳이 연초 밝힌 인사운영계획과 배치되는 뜻을 내비치면서 당초 계획을 앞당기는 인사계획을 언급한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A씨는 “아직 대법원의 판단이 남았지만, 항소심 판결만으로도 박 시장이 지역사회에 끼친 파장이 크다”면서 “대시민사과는 못할망정 인사를 앞당겨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다른 단체 관계자 B씨는 “추호의 동요나 흔들림 없이 31만 익산시민과 익산시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서, 별다른 이유 없이 정기인사를 앞당겨 하는 것에 의구심이 든다”면서 “재판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시청 내부는 물론 지역사회 전체가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목소리는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익산시공무원노조는 지난 2일 노조홈페이지에 호소문을 내걸고 “한 번의 근평으로 두 번의 인사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7월 조기인사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좋은정치시민넷 손문선 대표는 “공무원 사기 문제나 그간의 근무평정 관리부분을 생각할 때, 순리대로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기존의 관행을 별다른 이유 없이 바꿔 무리하게 인사를 단행할 경우의 부담을 인사부서 관계 공무원들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인사권자인 박 시장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인사비리 수사나 선거법 위반 재판이 떳떳하다면, 순리를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만일 마지막 인사권을 퇴직금으로 생각했다간 하얀 팔찌 차게 될 겁니다.”, “인사비리 수사를 받고 있고 1심·2심 당선무효형을 받은 사람이 인사를 하면 돈 벌기 위해 승진 인사했다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지요. 포도밭에 가서 갓끈 매지 말고 참외 밭에 가서 신발 끈 매지 말라! 정말로 인사권 행사하지 마세요. 마지막 양심을 지키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