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지방국토청을 전북과 전남으로 쪼개는 용역추진과 관련,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지역사회에 전방위로 퍼지고 있다. 잇따른 행정과 정치권, 상공인들의 분리 반대 및 철회 촉구에 이어, 지역의 시민사회단체까지 나서 분리를 반대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 전북 자존심 뭉개는 행위.. 전면 폐기해야

지난 15일 익산시이통장연합회 등 익산지역 80개 단체가 참여한 범시민사회단체 반대추진위원회(공동대표 박봉수, 이하 반대추진위)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용역안 전면 폐기를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과도한 지원조직 축소 등을 포함해 공공기관 기능조정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이러한 정책과는 정반대로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을 전북청과 전남청으로 분리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앞뒤가 안 맞는 주먹구구식 행정이라는 비난을 자초하고있다”면서 “국토부의 이 같은 분리방안은 현재의 인력규모와 조직은 그대로 둔 상태에서 광범위한 관리구간을 두 개로 쪼개서 고객만족을 충족하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익산청 쪼개기는 또 하나의 전북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비난을 낳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남선과 전라선이 만나는 교통의 중심지였던 익산지역에서 1949년 이리지방건설국으로 출발한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1981년 이리지방국토관리청으로 통합돼 오늘에 이르렀고, 전북과 전남의 국도와 하천정비를 맡고 있으며 한해 1조4,000억원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하지만 익산국토관리청이 전남청으로 쪼개질 경우 광주·전남지역의 업무량이 전북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익산청이 전남청의 산하로 축소될 우려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 전북지역은 공공·특별행정기관 통폐합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광역시 중심의 획일적인 배치는 지양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지만, 거의 모든 기관들이 광주·전남으로 집중돼 왔다.

이에 반대추진위는 “전북인의 자존심을 뭉개는 익산청 분리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인 만큼 용역안을 전면 폐기해야 한다”면서 “익산시시민사회단체는 31만 시민과 함께 익산지방국토관리청 분리운영 방안을 즉각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용역안이 폐기될 때까지 익산시민과 힘을 합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대대적인 결사반대에 나설 것

이에 앞서 지난 13일에는 익산시애향운동본부(본부장 최낙환)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익산국토청 조직개편과 분리에 대해 결사반대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익산국토청의 조직개편과 분리가 즉각 중단돼야 하는 이유로 ▲낙후된 익산경제의 빈곤 초래 ▲인구감소 야기 ▲익산시민의 삶의 사기저하 ▲익산경제 위축에 이은 전북경제 위축 우려 ▲익산을 포함한 전북을 무시하는 처사 등을 들며 “익산시민들은 국토교통부의 익산국토청 조직개편을 절대 반대하며, 만약 우리 시민들의 울분 섞인 목소리를 무시할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대적인 결사반대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했다.

# 지역경제 하락.. 상대적 박탈감 심화 우려

이어 지난 17일에는 이통장연합회 전북지회가 익산시청에서 성명서를 발표하며 익산국토청의분리운영방안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이날 전북지회는 “호남권을 총괄하는 공공기관의 87.5%가 광주·전남에 편중돼 있는 현실에서 분리안은 현재 전북도민에 크나큰 상심과 절망감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분리 계획만으로도 이러할진대 분리안이 실행된다면 전북도민의 상대적 박탈감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지역경제는 하락세로 치달을 것은 불 보듯 뻔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또한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행정의 효율성 측면에서 조직을 통폐합하고 있는 시점에서 굳이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을 분할하려는 것은, 행정의 효율적인 측면은 무시한 채 익산청의 기능을 축소해 머지않아 전남청으로 흡수·통합하기 위한 선조치일 뿐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통장연합회 전북지회는 전북지역의 경제발전과 직결되는 익산지방국토관리청 분리 용역안을 묵고하지 않고 200만 전북도민과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지역적 차별 속에서 오랜 시간 서러움을 견뎌야 했던 전북이 또다시 희생을 감내하라는 막무가내식 정책 추진은 더 이상 전북에 투영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