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뒤 뒤바뀐 행정.. 정상운영 위한 사전 준비 철저히 해야
익산시가 시립국악단이 없는 상태에서 시립국악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다. 현재 시는 모현동2가 22번지 모인근린공원 일원(김동문배드민턴체육관 뒤)에 익산중요무형문화재 통합전수관 및 시립국악원 건립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당초 통합전수관과 시립국악원을 따로 추진하려 했으나, 익산시 투융자심사 결과 예산투자 및 공유재산 운영 측면에서 통합건립이 바람직하다는 판단 하에 함께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약 30%로 2016년 준공 예정이다. 하지만 시립국악원에 입주할 시립국악단 구성이나 이에 필요한 관련 규정 내지 조례는 아무것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다. 입주할 주인이 없는데 건물만 먼저 짓는,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악원을 시립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관리·시설·무대 등을 위한 기본적인 행정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 행정조직 외 별도의 국악단을 구성한다면, 상임이든 비상임이든 단장과 부단장을 비롯해 예술감독, 지휘자, 단원 등 정해진 절차와 기준, 예산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익산시는 시립국악단을 어떻게 구성할지, 시립국악원 운영을 어떻게 할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대로 가다가는 건물만 지어놓고 운영은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현재 시립국악원을 운영하고 있는 타 지자체와 비교해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국악의 성지’라는 이름으로 시립국악원 형식의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남원시의 경우, 2007년 10월 개관 이전에 미리 ‘남원시 국악의 성지 관리 및 운영 조례’를 제정했다. 시 문화관광과장을 관장으로 하고 문화관광과 내에 국악진흥담당계를 따로 조직해 공무원들이 관리와 운영을 담당하고 있으며, 별도의 운영위원회도 구성돼 있다. 시립국악단은 예술감독과 무대감독을 비롯해 40여명의 단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국악의 성지 개관 이후에는 춘향문화예술회관에서 이곳으로 사무실을 옮겨 활동하고 있다.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의 경우에도 대전시가 사업소 형식으로 직제를 편성해 원장과 사무장을 비롯한 16명의 공무원들이 직접 관리와 운영을 맡고 있으며, 관련 규정만 해도 조례와 시행규칙, 연주단원 복무규정, 사용료징수조례와 시행규칙, 국악자료실 운영규정 등 6개에 달하고 있다. 시립국악원의 관리와 운영에 있어 철저한 사전 준비와 관리조직 구성, 예산 확보 등이 필수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여전히 시는 2016년 준공 전까지 조례를 제정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버젓이 ‘시립’국악원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점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이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고, 시의회는 ‘시립’이라는 명칭 사용을 위한 조례제정 등 사전절차를 조속히 이행할 것을 시정·개선사항으로 명시했다. 그럼에도 불구, 아직까지도 관련 규정이나 조례제정은 없는 상태다. 아울러 올해 예산안에는 또다시 ‘시립’국악원 건립 명목의 예산이 편성됐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어떤 근거나 조례 없이 ‘시립’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으며 예산도 관련 조례가 없는 상태에서 편성하는 행정편의주의적인 일처리를 하고 있다”면서 “원칙과 기준은 물론, 관련 규정조차 없이 추진하는 행정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관련 조례가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하고 있다”면서 “준공 전에 조례를 제정해 시립국악원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