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의 청원특위 조사결과를 토대로 부실한 졸속행정임이 드러난 긴급대피명령과 관련, 집행부의 진정성 있는 모습을 촉구한 시의원에게 오히려 묵과하지 않을 것임을 공개적으로 경고했던 익산시가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난달 19일 시의회 임형택 의원은 모현 우남아파트 긴급대피명령과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익산시는 구차한 변명이나 거짓말로 시간과 행정력을 낭비하지 말고 문제해결에 진정성 있게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익산시는 즉각 반박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까지도 문제해결에 노력하고 있는 시에 대해 거짓말로 시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은 시를 흠집 낼 의도가 있지 않나 심히 우려된다”면서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무책임한 비판과 비난을 위한 비난은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결국 사태는 공개적인 끝장토론 제안까지 이어졌다.

임형택 의원은 재반박 보도자료를 통해 “시는 ‘졸속행정’, ‘거짓말’, ‘기만’이라는 표현에 자극적이라며 흥분하기보다는 왜 이런 지적을 받고 있는지 스스로를 되돌아보기 바란다”면서 “말과 행동이 맞지 않는 언행불일치의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여전히 일방통행하고 있는 익산시 행정을 주민들은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 17일 시의회의 업무보고가 진행됐고, 주택과 소관 상임위인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황호열)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과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한 차례 정회 소동을 겪는 등 업무보고는 파행이 빚어졌고, 결국 다른 부서의 업무보고가 모두 끝난 뒤에 속개된 자리에서 주택과장은 “상황이 어찌 됐든 사과드린다”면서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이에 대해 황호열 위원장은 “개인적으로는 사과가 이뤄졌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공식사과를 요구했다”면서 “잠시 업무보고가 중단되기는 했지만, 나중에 사과가 있은 후 업무보고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박철원 의원은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등 협박성 표현까지 써가며 공개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은,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이든 아니든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시의 재발방지 약속이 지켜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