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역상수도·북부권 이전·시립교향악단 등 본회의에 수정안 제출돼.. 난상토론 펼쳐져
광역상수도 전환과 시청 일부 북부권 이전 등 박경철 시장의 대표적 공약사업 관련 예산이 사전검토 및 시민공감대 형성 부족을 이유로 결국 모두 삭감됐다. 지난달 29일 익산시의회는 제185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제1회 추경예산 심의를 마무리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당초 소관 상임위에서 삭감된 시청사 보수보강 예산과 시립교향악단 운영 예산, 함열출장소 노후청사 보수공사 예산 등이 예결위에서 부활한 것을 두고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이번 추경예산안에 편성된 청사 보수보강비 3억7,000만원과 시립교향악단 운영비 3억7,738만원, 함열출장소 보수공사비 1억8,600만원은 소관 상임위에서 전액 삭감됐지만, 예결위에서 각각 1억5,000만원과 1억850만원, 6,000만원이 부활했다. 이에 송호진 의원 외 12인은 올해 본예산에서 삭감된 바 있는 시립교향악단 운영, 북부권 부서 이전에 따른 함열출장소 노후청사 보수공사 등의 추경예산 편성은 집행부의 일방적인 정책추진의 관행임을 문제 삼으며, 수정안을 발의했다. 제안 설명에 나선 송호진 기획행정위원장은 시립교향악단 운영에 대해 “과연 시립교향악단이 우리시에 필요한지, 예산은 우리시에서 감당할 수 있는지, 시민들의 문화적 요구가 어느 정도인지 등 다양한 사전조사를 통해 신중하게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며 “이러한 절차를 충실하게 이행해 꼭 필요한 사업인지 여부를 먼저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열출장소 노후청사 보수 예산에 대해서는 “북부권 발전을 위한 일부부서 이전은 미봉적인 정책으로 근본적 정책수립이 필요할 때”라며 “북부권 특성에 맞는 전략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예산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사 보수보강공사 예산과 관련해서는 “당초 반영된 읍면동 청사유지보수비 2억원을 본청사 리모델링 공사비로 전용해 사용한 후 다시 추경예산에 청사 보수보강 공사비로 3억7,000만원을 계상한 것은 예산의 합목적성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송 위원장은 “소금이 짠맛을 내는 것이 역할인 것처럼, 의회는 집행부를 감시·견제하는 것이 역할”이라며 “집행부의 입맛대로 편성한 예산을 세우는 것은 의회가 집행부의 불법을 묵인하는 공범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상임위에서 심사숙고해 삭감한 예산을 예결위에서 다시 부활하는 것은, 상임위가 엉터리로 심의를 한 셈이 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김용균 예결위원장은 예결위 또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예산을 부활시킨 것임을 강조하며 주장을 펼쳤다. 김 위원장은 “올해 본예산에 이어 추경안 심의에서도 예결위와 한 마디 사전 논의 없이 수정안이 올라와 선배 의원으로서 대단히 부끄럽다”면서 “각 상임위의 의견은 물론이고 상임위별로 2명씩 구성돼 있는 예결위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심의를 펼쳤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사 보수보강 공사비와 함열출장소 노후청사 보수비는 공무원들과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일부 세운 것이고, 시립교향악단 예산은 수백억원을 들여 건립한 예술의 전당을 방치하지 않고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세운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김충영 보건복지위원장은 “의회 회의규칙상 예산에 대한 수정안 발의는 재적의원 3분의 1이라는 엄격한 정족수를 요하고 있고, 이러한 요건을 충족해 올라온 수정안은 대다수 의원들의 뜻이 예결위와 다르다는 것을 나타낸다”며 “예결위의 결정도 충분히 존중하고 한편으로는 안타깝지만, 시민의 선택을 받아 이 자리에 선 만큼 소신껏 옳은 말을 해야 하는 것이 의원으로서의 기본이기에 수정안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김연식 의원은 시설이 노후돼 비가 새고 있는 금마면사무소와 낭산면사무소를 예로 들며“예결위가 충분한 논의를 거친 만큼, 그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예결위 자체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수정안은 표결로 이어졌고 25명 전원 투표 결과 찬성 16 대 반대 9표로 가결돼, 해당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이어 임형택 의원 외 10인이 발의한 광역상수도 관련 예산 수정안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제안 설명에 나선 임형택 의원은 “수도정비기본계획 변경수립 용역 예산 5,000만원 수립은 익산시의회가 광역상수도 전환을 공식 승인해주는 것이 돼 반드시 재검토가 필요하며, 특히 상수도 전환을 위해서는 비용부담 당사자인 시민과의 소통 및 공론화를 통한 합의노력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상수도는 매우 깨끗하고 건강한 수질로 유지되고 있으며 광역상수도 사용대비 요금 부담을 매년 100억원 정도 절감하고 있어 수자원공사가 공급하는 광역상수도로 전환을 위해서는 시민부담 증가와 안전성, 수질문제에 대해 객관적 근거제시와 시민검증이 반드시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해당 상임위 황호열 산업건설위원장은 곧장 유감을 표명했다. 황 위원장은 “1년 동안 현장방문을 포함해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결정한 사안”이라며 “임 의원이 설명한 내용들은 산건위 소속 의원들 또한 모두 알고 있으며 충분히 고려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상임위에 만장일치로 결정한 예산에 대해 상의 한 마디 없이 수정안을 제출하는 것은 상임위를 무력화시키는 셈”이라며 “차라리 산건위를 해체해야 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김대오 의원은 “광역상수도 전환시 인상된 요금을 부담하는 것은 결국 시민이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물어보고 결정한 사안”이라며 “현재 신흥정수장 주변 정비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대체 왜 이렇게 급히 서둘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간선수로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물은 흐르면서 자정작용을 하기 때문에 취수구에 이르렀을 때는 매우 깨끗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정수 운영위원장은 “익산시가 그간 줄곧 깨끗한 수돗물을 홍보하고 자랑해 오다 갑자기 시민 및 의회와 한 마디 상의 없이 광역상수도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하지만 그간 수자원공사 측과 협의를 통해 신흥정수장 폐쇄 금지와 하림 측 40억원 상당의 관로공사비를 지원받는 조건을 얻어냈으며,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이제는 전환을 논의할 시점에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수정안은 표결로 이어졌고 25명 전원 투표 결과 찬성 14 대 반대 11표로 가결돼, 해당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이와 같이 박 시장의 공약사업을 비롯한 주요 사업에 대한 예산이 모두 삭감되자, 익산시는 심각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표명하고 나섰다. 시는 “지난 29일 본회의에서 송호진·임형택 의원의 주도로 광역상수도 전환, 청사 개보수, 북부권 청사이전, 시립교향악단 운영 등 박경철 시장 공약사업 예산을 수정 발의해 전액 삭감한 것은 매우 충격적 사태가 아닐 수 없다”면서 “합법적으로 상임위와 예결위를 거친 예산안을 본회의에서 일부 의원들의 주도로 삭감시킨 것은 유례가 없는 일로서 익산시 발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31만 익산시민들에게 커다란 실망을 안겨줬다”고 비판했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