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색한 변명에.. 의회 경시 행태 지적 잇따라

한차례 정회 후 중단.. 13일 부시장 출석요구

대의기관인 시의회의 정당한 의정활동이 또다시 집행부의 자료제출 거부로 인해 파행을 빚었다.

시정질문 관계공무원 전원 불출석이라는 사상초유의 사태와 무려 세 차례에 걸쳐 정회소동을 겪은 바 있는 제181회 임시회 업무보고에 이어, 또다시 이번에 의회의 행정사무감사가 중단되면서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행태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9일 익산시의회 제186회 임시회 제1차 정례회 중 진행된 홍보담당관 행정사무감사가 전격 중단됐다.

행정사무감사를 위한 의회의 사전 자료제출요구를 집행부가 거부하면서 끝까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

오전 11시 20분께 홍보담당관 행정사무감사를 시작한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송호진)는 시작에 앞서 사전 요청한 자료의 제출을 요구했다. 기획위가 요청한 자료는 2014년 홍보비 집행내역 및 2015년 상반기 홍보비 집행내역.

하지만 신승원 홍보담당관은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홍보비 집행내역이 공개됐을 경우 큰 후유증이 예상되며, 전북도나 타 시군의 경우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를 대며 자료제출을 거부했다.

시민의 세금을 가지고 집행한 내역을 대의기관인 시의회가 행정사무감사를 위해 요청하는데, 타 지자체가 공개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를 들며 거부하는 것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송호진 위원장은 “홍보비 집행내역이 대외비도 아니고 기밀서류도 아닌데,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뭐냐”면서 “언론사가 성역이냐”고 따져 물었다.

주유선 의원도 “그동안 홍보비 집행내역 요구가 없었음에도 이번에 의회가 자료요구를 한 것은, 뭔가 잘못한 부분이 있거나 찜찜한 부분이 있다는 것 아니냐”면서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반면 김연식 의원은 일단 감사를 진행하고, 차후에 자료를 받는 것으로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송호진 위원장은 “자료도 없이 어떻게 감사를 진행하느냐”며 “지금까지 그런 식으로 감사를 진행해 왔는데, 이번에도 그런다면 잘못을 답습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기획위는 자료제출을 요구하며 감사를 오전 11시 50분까지 중지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고, 결국 홍보담당관 행정사무감사는 파행을 빚은 채 오는 13일 오전 10시에 속개하기로 결정됐다. 아울러 기획위는 보다 책임 있는 답변을 듣기 위해 부시장 출석요구의 건을 의결하고, 13일 부시장의 출석을 요청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