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및 훈계.. 소신있는 공무원 길들이기 될 우려

민선6기 익산시의 발전을 위해, 공무원들이 부당한 지시에 휘둘리지 말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9일 제186회 익산시의회 제1차 정례회 감사담당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송호진 기획행정위원장은 “현재 시청의 국·과장들을 비롯한 공무원들 중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 있게 일하는 공무원들을 보기 힘들다”고 지적하면서 “익산시 발전을 위해서는 감사담당관이 남은 임기 6개월 여 동안 공무원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앞서 임형택 의원은 지난해 긴급대피명령 발동시 신중한 검토의 필요성을 건의하다 법령 및 직무상의 명령 준수 미이행을 이유로 감사를 받고 훈계처분을 받은 경우를 문제 삼았다.

임 의원은 “당시 시장의 감사지시에 따른 감사조치와 훈계처분은 직권남용의 소지가 있어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은 것은 물론, 소신 있는 공무원 길들이기라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운초 감사담당관은 “공무원들의 직무수행에 있어 보호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은 맞지만, 상급자의 지시가 명백하게 위법하거나 부당하지 않으면, 일단 공무원 신분으로서는 복종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임 의원은 “해당 공무원은 이 같은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신중한 검토의 필요성을 소신껏 강조한 셈인데, 이러한 직무수행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공무원이 소신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감사담당관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감사담당관은 “당시 감사담당관으로서 긴급대피명령에 대해서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분명히 시장에게 보고했고, 감사조치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실시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대 의원은 “공무원은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 것이 맞지만, 공무원 행동강령을 보면, 부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을 권리 또한 보장돼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 제시한 공무원 행동강령(대통령령 제22471호) 제4조는 ‘상급자가 자기 또는 타인의 이익을 위해 공정한 직무수행을 현저하게 해치는 지시를 했을 경우, 그 사유를 상급자에게 소명하고 지시에 따르지 아니하거나 행동강령책임관과 상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당시 감사담당관의 의견처럼 긴급대피명령은 부적절했고, 따라서 그 지시를 따르지 않은 공무원 또한 감사조치 및 훈계처분을 받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이에 대해 정 감사담당관은 명백하게 위법·부당한 지시가 아니라면 복종의무가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잔여 임기가 6개월 정도 남은 상황에서 뭔가를 숨기거나 눈치 볼 이유가 없다”면서 “반면교사로 삼아 앞으로 부당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