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진흥재단 자료와 3억원 넘게 차이 납득 어려운 해명에.. 기준 마련 촉구
수많은 언론매체 사이에서 눈치 보기에 급급한 홍보비 분배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홍보예산 집행의 원칙과 기준을 반드시 바로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9일 의회의 정당한 자료제출요구를 거부하면서 파행을 빚은 후 13일 속행된 홍보담당관실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불분명한 원칙과 기준, 편법적인 편성 및 집행 등 부실하기 짝이 없는 홍보비 운영 행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홍보담당관이 언론매체 명이 이니셜로 표기된 집행내역을 제출하면서, 부실한 자료제출에 따른 의회의 질타가 이어졌다. 기획행정위원회 임형택 의원은 “한국언론진행재단에 정보공개청구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익산시가 한 해 집행한 홍보비가 9억원이 넘는데, 익산시 자료에 따르면 6억2,310만원에 불과해 3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면서 “홍보비가 편법적으로 집행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또 “어느 지자체나 단체장 업무추진비 세부내역까지 공개하는 마당에 홍보비 집행내역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고, A·B·C 등으로 표기된 익산시 자료로는 어느 매체에 얼마가 집행됐는지 알 수 없다”면서 “홍보실 직원들도 다 알고 있는 사항을 대의기관인 시의회 의원들이 알 수 없도록 하는 행태는 과태료 부과 등 제재를 가해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반 과 단위의 부서와는 달리 부시장 직속으로 홍보담당관을 둔 것은 익산시의 효과적인 홍보를 위함인데, 이러한 홍보담당관실을 거치지 않고 부서별로 집행된 홍보비가 있다는 것은 전형적인 꼼수”라며 “언론사 간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체 조례나 규정 등 명확한 원칙과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신승원 홍보담당관은 “홍보비 내역은 상호 경쟁관계에 있는 언론사 간에 극도로 민감한 사안으로, 공개할 경우 갈등의 소지가 있어 공개하지 못한 것”이고 “이니셜로 표기했다 해도 노력하면 알 수 있는데, 홍보실에서 직접적으로 공개하면 문제가 커질 우려가 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입장을 내세웠다. 이어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홍보비를 집행하고 있으며, 일부 언론사에 집중된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박종대 의원은 “의회에서 홍보비 지출내역을 요구했는데, 법적 기일이 지나도록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묻고 “엄정한 행정사무감사 때에는 특히 의회가 요구하는 자료를 정해진 기일 안에 제출할 것”을 주문했다. 송호진 위원장은 원장은 “나름의 기준이 있다는 익산시의 설명과는 달리 자료를 보면 명확한 기준이나 방침, 원칙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단적인 예로 지난해 홍보비 집행내역을 보면, 지방 일간지의 경우 810만원에서 3,000만원대까지, 인터넷 언론의 경우 880만에서 2,000만원대까지 집행했고, 일부 언론사는 소위 알박기 예산으로 5,000만원의 홍보비를 가져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추경안에 홍보담당관실 홍보비는 2억원이었지만, 부서별로 숨겨진 홍보비는 6억원이 넘었다”면서 “시민혈세를 가지고 떳떳하게 홍보해야 하는데, 굳이 부서에 숨겨 홍보비를 집행하는 것은 말 잘 듣는 언론사는 많이 주고 그렇지 않은 언론사에는 적게 주기 위함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고, 공무원들이 눈치 보며 분배에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언론을 대상으로 한 홍보비 집행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원칙과 기준 없이 편법적으로 집행되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이라며 “감사 때마다 지적을 받고 있는 홍보비 집행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반드시 내년 본예산 편성 전에 투명하게 집행할 수 있는 원칙과 기준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주유선 의원은 “시민의 알권리를 저해하거나 편파보도를 하는 신문사에 시민의 세금으로 홍보비를 줘서는 안 되고, 호불호에 따라 홍보비를 집행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책임 있는 답변을 듣기 위해 의회가 출석을 요구한 한웅재 부시장은 지난 10일 공문을 통해 의회 불출석을 통보했다가 갑자기 일정을 바꿔 이날 기획행정위원회 감사장에 출석해 “홍보비 지출내역은 예민한 부분이기 때문에 자료제출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홍보비 집행이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