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시장, 법무계장 사적으로 동원.. 제출부터 조사까지 “개인적으로 한 것일 뿐, 市가 공식적으로 한 것 없다” 시정 불안감 조성 및 지역 이미지 실추.. 지적 잇따라
박경철 시장이 익산시 공무원인 법무계장에게 자신의 개인적인 명예훼손 및 모욕과 관련한 형사 고소고발을 지시하는 등 마치 자신의 법률대리인처럼 부린 것은 명백히 직권남용이라는 질타가 익산시의회에서 터져나왔다. 이는,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무려 70건이 넘는 고소고발 중 적잖은 수가 박경철 시장의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인데도, 고소고발장 제출에서부터 고소고발인 조사까지 대부분 시장을 대신해 법무계장이 수행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담당 과장이 시장이 개인적으로 한 것일 뿐 시가 공식적으로 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정작 법무계장의 시장 고소고발 대리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0일 제186회 익산시의회 기획예산과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이에 대한 지적이 빗발쳤다. 기획행정위원회 임형택 의원은 민선6기 들어 익산시가 시민이나 언론 등을 상대로 제기한 고소고발 건수를 물었다. 하지만, 건수를 묻는 질문에 개인적인 신상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공개가 불가하다는 엉뚱한 답변이 되돌아왔다. 임 의원이 재차 “이미 70여건에 달하는 고소고발이 있었다는 언론보도가 있다”면서 정확한 수치를 요구했지만, 기획예산과 이상춘 과장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으면서 감사가 중단됐다. 정회 이후 이어진 감사에서 송호진 위원장은 “임 의원이 물어본 것은 총 건수일 뿐, 개인 신상과 관련이 없다”면서 다시 답변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과장은 “시장님 개인적으로 한 것은 3~4건 되는 걸로 들었다”면서 “개인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내용을 파악할 수도 없고, 파악할 필요도 없다”고 답변했다. 이 같은 동문서답이 계속되자, 임 의원은 “익산시가 한 고소고발이 70여건이 된다는 언론보도가 있는데, 익산시장 명의든 개인 명의든 우리 시 법무통계팀을 통해 고소고발한 건수가 몇 건이며, 공적인 업무로서 진행된 것이냐”면서 질문을 정리해 되물었고, 이 과장은 “그건 개인적으로 한 것이고, 공적으로 한 것은 없다”고 답변했다. 재차 질문이 이어졌지만, 이 과장은 “개인적으로 한 것일 뿐, 시가 공식적으로 한 것은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실제 확인 결과, 고소고발장 제출에서부터 사법기관에 출두해 고소고발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는 일은 대부분 익산시 법무계장이 수행했다. 공식적인, 즉 익산시 법무계장의 정당한 공무수행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고소고발에 법무계장이 동원돼 고소고발에 따르는 행위를 수행한 셈이다. 업무분장상 법무통계계장의 업무는 법무 및 통계업무 총괄, 소송에 대한 법리검토 및 대응, 시정·현업업무 법률상담 및 자문이다. 어디에도 시장 개인의 고소고발 대리는 없다. 굳이 업무분장을 살펴보지 않더라도, 지극히 사적인 고소고발에 공무원이 동원될 이유도 없고 만약 동원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민선4·5기 이한수 전 시장의 경우, 이번과 마찬가지로 언론을 상대로 한 고소고발을 함에 있어 직권남용 등 문제가 될 가능성을 우려, 개인적으로 민간변호사를 선임해 사안을 처리한 바 있다.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 이 과장은 “법무계장이 개인적으로 업무 외 시간에 했는지는 모르지만, 공식적으로 처리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임 의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 위증하면 그에 따르는 처분을 받게 된다”고 경고하며 “익산시장 명의로 고소고발을 하는데 법무계장이 제출도 하고 조사도 받았는데, 과장이 정말 모르고 있다면 대단히 큰 문제이고, 알고도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는다면 더 큰 문제”라고 질타했다. 송호진 위원장도 위증이 될 수 있음을 주지시키며 “법무계장이 시장을 대신해서 서류를 제출하고 조사를 받았다는 것을 과장이 모르고 있는 것이냐”면서 명확한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이 과장은 “수사기관에서 정식으로 온 공문은 없고, 법무계장이 조사를 받은 것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결국 감사는 다시 10분간 중단됐다. 이후 이어진 자리에서도 이 과장의 명확한 답변이 나오지 않아, 기획위는 추후 자료제출을 요구했고 임 의원은 “언론보도대로 시장이 지역 언론을 상대로 70건에 달하는 고소고발을 한 사례는 역대에도 없고 전국 지자체를 통틀어도 없을 것”이라며 “시를 자꾸 갈등국면을 몰아가며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한 박경철 시장은 대단한 트러블메이커”라고 질타했다. 또 “고소고발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연히 제기할 수 있는 것이지만, 상당수가 무혐의 처분으로 끝나는 것을 보면 언론을 길들이기 위해 무리한 고소고발을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러한 행태는 시정에 불안감을 던져주는 동시에 지역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익산시의 명예훼손을 이유로 한 것은 그나마 공적인 업무라고 볼 수 있지만, 변호사에게 확인 결과 시장 개인이 모욕을 당했다고 해서 시 법무계장이나 공조직을 동원해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