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 사업장은 자체개선 유도하면서.. 유독 P업체만 해당 명확한 근거 제시 못한 담당 과장.. 두루뭉술한 변명만 뒤늦게 제시한 근거조차 미심쩍.. 특혜 의혹만 더 키워
익산시가 음식물쓰레기를 위탁처리하고 있는 순수 개인사업자인 P업체에게 명확한 근거도 없이 시민혈세로 악취저감 설비 등에 대한 비용 8억7,200만원을 지원하기로 해 특혜제공에 따른 배임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지역 내 수많은 악취배출사업장의 경우 익산시가 업체 스스로 악취저감을 위해 자체개선을 유도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유독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에만 악취설비에 따른 지원을 추진하는데 따른 것이다. 2013년 7월 익산시는 음식물쓰레기 처리와 관련 P업체와 2016년 6월까지 3년간 톤당 처리단가를 93,000원에서 9만7,600원으로 하는 위탁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년 2개월만인 2014년 9월, 또다시 톤당 처리비를 1만3,860원 인상해 톤당 11만1,460원으로 계약을 변경했다. 이때 인상된 비용만 해도 일일 85톤 기준 연간으로 환산하면, 4억3,000만원에 이른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P업체가 2013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악취저감 설비 및 연계 수질개선 명목으로 투입한 8억7,211만원을 익산시가 6년에 걸쳐 지원한다고 나선 점이다. 사유가 발생할 때마다 고무줄처럼 인상되는 처리단가도 모자라, 순수 개인사업자가 자신의 사업장 설비를 보강한 것을 시가 나서서 혈세를 투입해 지원해 주는 꼴이다. 더욱이 담당 부서인 청소자원과 옥용호 과장은 지원에 대한 근거제시 요구에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못했고, 뒤늦게 환경녹지국 하윤 국장이 나서 ‘익산시 악취방지 및 저감 조례(이하 악취조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조례상 ‘시장은 악취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정인력 지원, 예산투자 등을 해야 한다’는 규정 외에 지원근거라 할 만한 부분은 없다. 이를 근거로 하더라도 공적인 부분의 예산 투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의 설비를 지원하는 것은 특혜에 해당되며 배임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악취 주무부서인 녹색환경과 확인 결과, 이 조례를 근거로 민간사업자가 설비를 지원받은 경우는 단 한 건도 없다. 지난 15일 제186회 익산시의회 청소자원과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이 같은 특혜 의혹과 부실행정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보건복지위원회 한동연 의원은 먼저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위탁처리단가 고무줄 인상 문제를 지적하고,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한 의원이 “계약기간이 3년인데 1년 남짓 만에 다시 단가가 인상된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묻자, 옥 과장은 “후숙발효기나 삼상분리기 설치에 따른 비용이 반영된 것”이라며 “2013년과 2014년 업무보고 등에서 이미 업체에서 선 조치하고 후에 원가산정에 반영하기로 보고가 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한 의원은 “지난해 추경과 올해 본예산 편성에 이어 최근 추경에 이르기까지 의회가 심도 있는 논의 결과 삭감된 예산이 자꾸 올라오고 있다”면서 “막대한 처리비가 계약서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또 다시 인상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며, 8억7,200만원이나 되는 혈세를 유독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에 지원하기로 해 특혜 의혹이 적잖게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옥 과장은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에 따라 반영한 예산이 자꾸 삭감돼 재차 편성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김대오 의원은 시민혈세로 개인사업장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제시를 요구했다. 하지만 옥 과장은 명확한 근거를 대지 못하고 두루뭉술하게 답변해 의문점이 남는 대목을 연출했다. 김 의원이 “특혜 의혹 등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P업체에 대한 지원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 제시해 달라”고 요구하자, 옥 과장은 잠시 머뭇거리다 “익산시가 2012년 악취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악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전반적으로 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전임 시장 재임시절에 이뤄진 일이고, 그간 업무보고에서 보고가 다 된 사안임으로 이해해 달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옥 과장의 답변은 제기되고 있는 특혜 의혹을 더욱 부추기는 셈이 됐다. 시민혈세를 가지고 개인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명확한 근거가 있다면 있는 그대로 제시하면 될 일을,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의 근거제시 요구에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무려 8억원이 넘는 혈세 지원의 근거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 모습에, 업무태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감사 자리에 동석한 환경녹지국 하윤 국장이 직원을 시켜 악취조례를 가지고 오라고 지시했고, 이 조례가 근거로 제시됐다. 하지만, 조례상 규정이 시민혈세로 개인사업장의 설비를 지원하는 것의 근거가 되는지와 정말로 이를 근거로 지원을 결정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시장은 악취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정인력 지원, 예산투자 등을 해야 한다’는 규정 외에 지원근거라 할 만한 부분이 없고, 이를 근거로 지원이 이뤄진 경우는 한 건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악취조례 규정을 근거로 삼아 지원을 결정한 것이라면 담당 과장이 모르고 있을 리가 없고, 설령 과장이 몰랐다고 해도 국장이 알고 있었다면 직원을 시켜 조례의 내용을 확인하고 제시하기 전에 이미 구두로 답변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