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산부족.. 연구인력 확보 및 장비구입 난항 전북대, 국책기관화 주장에 독립법인화 제시
총 432억원을 들여 건립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가, 그 위상에 걸맞게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연구인력 및 장비구입을 위한 예산지원이 선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3일 월성동에 위치한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가 역사적인 개소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2013년 12월 완공된 지 2년 가까이 돼서야 겨우 업무를 개시한 셈이다. 이날 개소한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는 AI와 광우병, 메르스 등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전염되는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한 치료법과 예방법을 연구하는 기관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 2007년부터 교육부 차원에서 건립이 추진돼 완공되기까지, 해마다 천문학적인 피해를 양산했던 AI나 광우병의 예방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정식으로 개소식을 한 지금까지 여전히 정상가동을 하지 못한 채 커다란 숙제를 안고 있는 상태다. 가장 큰 문제는 정상가동을 위한 연구인력과 장비구입 등을 위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 실제 올해 최소 1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되는 필요예산은 15억원만 확보됐다. 전북대 측은 연구소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향후 5년간 매년 최소 100억원의 예산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교육부 예산으로 어느 정도 확보될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해 메르스 발생 이후 지난 7월 국회 메르스대책특별위원회 현안보고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춘진(고창·부안) 위원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에 대해 추경예산 반영을 비롯한 정부지원을 촉구한 바 있고, 전라북도도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 기능강화를 위해 기재부에 추경예산 103억원 증액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연구소 운영을 위한 예산은 최종 단계에서 전부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립 당시 전임·겸임교수 20명과 연구직 공무원 45명 등 연구인력 65명과 국가연구소·정부출연연구소·산업체 파견연구원 등 개방연구원 50명, 행정·기술직 10명 등 총 200명에 달하는 인력구성 계획도 현재로서는 요원한 현실이다. 연구소 측은 교육부로부터 연간운영비를 5억원 가량 지원받고 있기는 하지만 약 30억원 가량이 필요한 R&D 사업예산은 전무한 상태이며, 전북대학교 소속 겸임교원 외에 연구인력은 전임교원 2명, 연구직 공무원 4명 등 6명에 불과해 실질적인 연구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보다 많은 정부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연구소를 ‘국책연구기관화’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현재 연구소가 교육부 소관의 대학 소속이라는 점에서 농식품부나 미래부, 복지부 등의 예산확보가 어렵다는 것이 주장의 근거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북대 이남호 총장은 연구소가 중앙부처에 귀속될 경우 ▲정부 차원의 단기적 재정지원은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처 간 이견 등으로 안정적 지원이 불가능하며 ▲특정 부처의 산하 기관이 되면 다부처 융합과 협력이 생명인 연구소의 기능을 살리기 어렵고 ▲결국 산학협력의 벽을 높이고 융합연구를 더욱 어렵게 하며 대학과 산업계, 연구계 간의 장벽을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 등의 이유를 들며 분명히 선을 긋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독립적인 연구법인화’를 제시했다. 이날 개소식에서 이남호 총장은 “AI나 브루셀라, 신종플루, 사스, 최근의 에볼라와 메르스에 이르기까지 신종 인수공통전염병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상황에서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의 개소는 매우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며 “우리 연구소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지속된다면 우리 국민들이 인수공통 전염병의 공포로부터 해방될 날이 머지않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소한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는 최근 발생한 메르스를 비롯해 국내에서 발생이 빈번한 AI, 브루셀라 등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연구소 및 부속 야외 동물 실험동을 포함하는 8만4,430㎡(약 2만5,585평)의 부지에 연면적 1만2,717㎡(약 3,853평) 3개의 연결된 독립 건물로 건립됐다. 특히 올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병원체의 외부 유출이 완전히 차단된 상태에서 고위험성 병원체를 연구할 수 있는 ‘생물안전 3등급 연구시설(BL-3)’ 인증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최초로 ‘동물이용 생물안전 3등급 연구시설(ABL-3)’ 인증을 앞둔 첨단 연구소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