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완수 “경악 금치 못할 보복성 탄압, 5공 때나 자행되던 일” 공무원들 “우리는 상부지시에 따랐고 시장의 총알받이일 뿐”
익산시가 서동축제 개최와 관련 이견을 보인 특정 주민들의 사업장에 익산시의 여러 부서가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누구도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익산시의 행태에, 5공 시절로 되돌아간 것이라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는 지난 10일과 12일 2회에 걸쳐 서동축제 제전위원회 공동위원장이었던 김구 씨와 김완수 씨의 사업장에 대한 불법건축물 단속을 실시했다. 제전위원회는 익산시의 예산이 한 푼도 편성되지 않아 위기에 처한 서동축제의 명맥을 잇고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의기투합해 발족한 민간단체다. 이들은 그동안 성공적인 축제 개최를 위해 수많은 준비를 해 왔다. 하지만 뒤늦게 서야 축제개최에 턱없이 부족한 1억원의 예산을 세운 익산시는 시가 주최·주관하는 축제를 고집했고 수차례의 협의 끝에 주민들이 오히려 대승적 차원에 양보에 나섰지만, 결국 제대로 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두 명의 공동위원장이 운영하고 있는 사업장에 단속이 시작됐다. 금마면 김구 위원장의 식당과 왕궁면 김완수 위원장의 농기계업체를 대상으로 불법건축물 단속을 실시한 주택과는 일부 건축물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렸다. 10년에서 15년 가량 전에 사업장이 들어설 때부터 있었던 비를 막기 위한 처마 등이 문제였다. 여느 사업장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부분들임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레 단속에 나섰다는 점에서 갖가지 의혹이 제기된다. 시는 시청 홈페이지에 제기된 민원을 이유로 단속에 나선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일요일인 9일 민원제기에 다음날인 10일 여느 어느 때보다도 재빠르게 민원해결에 나선 행정이 오히려 믿기 힘들 정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보복성 단속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더욱이 이날 주택과가 단속에 나선 곳이 익산시와 갈등을 빚고 있던 민간단체의 두 공동위원장이 운영하고 있는 사업장이라는 점이,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또한 제전위 한 관계자에 따르면 김구 위원장은 서동축제 담당부서인 문화관광과를 찾아 시의 방침에 따른다는 의사표시를 하기 하루 전날에 시 식품위생과 공무원을 만나 “6하 원칙에 따라 단속하면 영업하기 힘들지 않겠냐”는 취지의 말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해당 공무원과 당사자인 김구 위원장은 해당 사실을 전면 부인했지만, 제전위 관계자는 “만나고 온 날 저녁에 같이 저녁을 먹으로 들은 얘기”라며 구체적인 정황을 전해 의혹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결국 이러한 놀라운 행태는, 제전위의 혼란으로 이어졌다. 지난 18일 제전위 회의 자리에서 김구 위원장은 사의를 표명했고 일부 회원들은 탈퇴를 결정했다. 자발적으로 지역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기 위해 나섰던 주민들이 결국 타의에 의해 의기투합한 결의를 저버리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일 오전 9시 30분께 또다시 김완수 위원장의 사업장에 시청 직원들이 들이닥쳤다. 이번에는 사업장 외부의 입간판과 안쪽에 있는 내부 간판이 문제시됐다. 이번에도 공무원들은 민원제기를 이유로 내세웠다. 문제시된 간판에 대해서는 검토를 통해 행정조치 여부를 결정하겠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특히 김완수 위원장은 “지금은 단속기간도 아닐 뿐더러, 이곳만 단속하는 것이 무슨 이유냐고 항의하자, 공무원들이 우린 상부지시만 따를 뿐 잘 모르겠고, 시장의 총알받이일 뿐이니 양해해 달라고 답변했다”며 “이번 단속이 시장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임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속을 나온 공무원이 오히려 사업주에게 양해를 구하는, 웃지 못 할 대화가 오고 간 셈이다. 독단적이고 강압적인 지시 때문에 애먼 공무원들만 욕을 보고 있는 현재의 익산시 공직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구 위원장의 사퇴 이후 ‘서동선화축제 제전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새로 출발해 위원장으로 나선 김완수 씨는 “지난번 불법건축물이나 이번 간판이나 십수년이 넘은 것이고 어느 사업장이든지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단속이라면 대부분이 행정 제재조치를 받아야 할 것”이라며 “익산시의 부당한 압력과 5공 때나 자행되던 보복성 탄압으로 서동축제 제전위는 부득이 해산했지만, 새로 발족한 서동선화축제 제전위는 절대 굴하지 않고 우리의 소중한 서동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10일 오후 3시에 주택과 직원이 공장이 출입금지 지역임에도 허가없이 들어가 몰래 촬영을 먼저 하고 나중에 신원을 밝히고 단속한 정황이 CCTV에 기록돼 있어(증거 확보), 회사 입장에서 무단침입으로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