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혁신도시의 성과를 도내 자치단체에 균등하게 공유하겠다고 한 약속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7일 좋은정치시민넷(대표 손문선)은 “전북도는 당초 약속한 대로 혁신도시에서 거둬들인 지방세를 가지고 지역발전기금을 조성해 혁신도시 외 자치단체의 균형발전을 위해 지원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성과공유 방안을 당장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북발전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혁신도시 건설단계의 파급효과는 생산유발효과 1조6,000억원, 부가가치효과 8,400억원, 고용유발효과 1만6,000명이고, 공공기관 이전 완료 후 운영단계의 파급효과는 생산유발효과 5,400억원, 부가가치효과 4,200억원, 고용유발효과 6,500명으로 추정된다.

시민넷에 따르면, 실제 혁신도시 사업완료 시점인 지난 2012년부터 2015년 6월 초까지 혁신도시에서 거둬들인 도세와 시·군세만 해도 총액이 752억3,800만원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막대한 파급효과는 당초 약속과는 달리 도내 자치단체에 공유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5년 고시된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계획에 따라 전국 시·도에 10개의 혁신도시가 조성됐다. 혁신도시의 건설은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통해 수도권과 지방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의 특색 있는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다.

전라북도도 혁신도시 후보지로 9곳이 응모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며, 2005년 10월 28일 최종후보지로 완주군과 전주시가 공동 응모한 이서지역이 선정됐다.

당시 건설교통부의 혁신도시 입지선정지침(2005. 7. 27)을 보면 혁신도시 입지는 지역 동반 성장 가능성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기초지자체의 혁신도시 개발에 따른 이익과 성과를 시·도 내 타 자치단체와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이 입지선정원칙에 포함돼 있다.

혁신도시 입지 선정을 위한 평가기준을 보면 총 100점에서 지역 내 균형발전 가능성이 10점, 혁신도시 성과공유방안이 10점으로 돼 있고, 이는 혁신도시로 결정된 지역은 지역 내 균형발전 역할을 해야 하며 혁신도시 건설로 발생하는 성과를 주변 시·군과 공유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북 혁신도시 후보지로 결정된 완주군과 전주시에서 제출한 혁신도시 평가 대상지 응모 서류를 보면, 혁신도시 성과 공유방안으로 ‘혁신도시 건설에 따른 직접적 효과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지방세수 증대 분의 일부를 재원으로 전라북도 지역발전기금을 설치’ 방안을 내세웠다.

전라북도도 2006년 1월 31일 혁신도시 성과 공유방안으로 “전라북도에 들어설 혁신도시의 성과를 전북 전체 지역에 균등하게 배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좋은정치시민넷은 “전라북도 혁신도시 입지가 결정된 지 10년이 지났고 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되고 있지만, 전라북도와 혁신도시 자치단체는 성과공유방안이라는 약속을 전혀 이행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는 정부의 혁신도시 입지선정 지침을 어기는 것이며 후보지에 탈락한 자치단체와 도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북도와 혁신도시 자치단체는 물론이고 국회의원과 도의원 등 지역의 정치권도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혁신도시의 성과가 배분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