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익산역을 중심으로 근대역사를 재조명하기 위해 근대부터 현대를 아우르는 전시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4일 익산지역의 근대역사와 문화유산을 한 눈에 둘러볼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좋은정치시민넷(대표 손문선)은 김승대 전라북도 학예연구관을 초청해 ‘익산 근대문화유산의 이해’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김승대 학예연구관은 “익산을 우리 역사에서 고대인 마한·백제문화의 중심지로만 국한해 문화콘텐츠 역량을 표출하기에는 이후 중·근세의 역사, 근·현대의 역사 비중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는 데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일제시기 내내 군산으로 가는 철도·도로의 관문, 호남 수탈의 전초기지로서의 이리의 역사성은 지금껏 고대에 비해 조명을 덜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며, 이는 백제문화의 정수인 익산 땅의 영광에 비해 훨씬 뼈아픈 역사, 들추고 싶지 않는 과거였기에 당연했을지 모른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익산의 근대유산 목록을 보면 등록문화재 8건을 포함해 16건의 근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라북도 타 시·군에 비해 월등히 많은 근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익산시민의 근대 문화재에 대한 향후 대책과 관심이 폭넓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익산역은 일제 강점기 수탈의 전초기지로서 군산선, 전라선, 호남선이 지나는 결절점이었기 때문에 익산역을 중심으로 수탈의 역사를 조명해야 하며, 더 늦기 전에 문화콘텐츠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시와 시민들이 함께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구 이리시가지와 이리역 등에 대한 재조명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KTX 익산역과 연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익산역에서 가까운 골목 하나를 특화하고 익산역이나 이리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관을 만들어 일제 강점기부터 이리역 폭발사건 이후 현재까지 역사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한 발 더 나아가 마한·백제문화를 뛰어넘어 근대역사까지 관통할 수 있는 기념관이나 전시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넷 손문선 대표는 “익산의 근대문화유산은 종교의 역사,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지금도 많은 건축물들이 남아 있어 보존이나 정비를 통해 교육 자료나 문화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특히 익산역을 중심으로 하는 근대문화유산은 철도를 이용하는 내방객을 위한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