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고 누락이 발단.. 때아닌 레임덕 우려까지
박경철 시장이 공개석상에서 막말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아직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레임덕 현상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달 22일 토요일 박 시장은 안전행정국 소속 6급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긴급비상회의를 소집했다. 50여명에 달하는 간부 공무원들이 소집된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정부에서 내려온 지시사항을 보고하지 않은 것을 두고, 최근 승진한 안전행정국장에게 “지금도 과장인 줄 아느냐”며 강하게 질타한 데 이어 “국장이 보고 안 하면 과장이 하든지 과장이 하지 않으면 계장 놈이라도 해야 하지 않느냐”며 막말을 내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막말 소동 하루 전날인 21일, 익산시는 중앙정부로부터 북한의 지뢰도발에 따른 대북방송 재개로 남북관계가 일촉즉발 위기에 놓이자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에 대비한 복무지침을 공문으로 접수하고 곧바로 비상근무체제로 돌입했다. 문제는 이 내용이 박 시장에게 바로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 담당 계장과 과장, 국장에 이어 부시장까지는 보고가 이뤄졌지만, 정작 시장에게는 바로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박 시장은 부랴부랴 긴급비상회의를 소집했고, 이 자리에서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질책하며 모욕성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한 것이다. 이날 박 시장은 특정 직원에 대한 모욕성 발언에 이어 조사감찰까지 지시했다. 이후 실제 조사감찰까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이날 긴급소집돼 웃지 못 할 소동을 겪어야 했던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모욕적 발언을 한 박 시장에 대한 볼멘소리들이 적잖이 흘러나오고 있다. 아직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레임덕 현상이 슬슬 고개를 들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부의 지침이 시장에게까지 보고가 되지 않은 점과 6급 이상의 간부들이 소집된 긴급비상회의에서의 막말 소동이 외부로 새어나왔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고, 금세 무마된 사안”이라며 “이미 지난 사안인데, 다소 부풀려져 이야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익산시공무원노조는 지난 2일 홈페이지에 성명서를 발표하고 박경철 시장의 경거망동을 규탄하고 나섰다. 익공노는 성명서를 통해 “박경철 시장 취임이후 지난 1년 동안 휴무일에 회의를 소집하거나 주말 행사에 우리 공무원들을 동원해 참여시킨 사례는 실로 열거 할 수조차 없다”면서 “그럼에도 그간 시 공무원들은 묵묵히 박시장의 지시에 어떤 부정이나 불평 없이 성실하게 명령을 수행하여 왔는데, 이는 시장의 명령이 무서워서가 아니고 오직 시민들께 봉사하고 익산시 발전을 위해 공무원이 앞장서야 된다는 투철한 위민정신이 익산시 공무원들 마음속에 내재돼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음을 박경철 시장은 꼭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토요일 안전행정국 소속 계장급 이상을 전원 비상소집해 보고 누락을 이유로 특정간부를 질책하는 과정에서 절대 표현해서는 안 될 ‘계장 놈’과 같은 감히 상상도 못할 모욕적인 단어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내뱉는 시장의 모습을 보면서 공직자들은 아직까지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면서 “어느 자치단체장이 공식적 회의석상에서 이러한 저질적 표현을 사용할 수 있겠는가? 현 상황을 무슨 단어를 빌어 표현할 수 있겠는가? 박경철 시장의 입에 담지 못할 망언과 망동에 1,400여 익산시 공무원들은 그저 망연자실 그 자체이며, 참으로 비통하고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한탄했다. 또 익공노는 “전체 공무원이 똘똘 뭉쳐 익산시 백년 미래를 결정지을 중요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을 익산발전의 초석을 다질 동반자로 인식하기보다는 그저 하수인 정도로 인식해 공식회의석상에서 막말을 던지는 시장의 모습에 자긍심은 차치하고 그 누가 열심히 일하려 하겠는가”라며 “시장의 막말과 폭언은 시민을 위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우리 공무원들을 위축시키고 결과적으로는 시민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박 시장은 수십 대 일,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공무원이 된 우리 청원들은 누가 뭐래도 아무런 행정 경험 없는 시장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망동이 멈추지 않을 경우 강력한 투쟁으로 철저히 대응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