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영향력.. 지역발전 및 상생 외면에 우려 증폭

잡을 명분 잃은 익산.. 화합위한 조직체 필요성 대두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에 건립 예정인 원불교100년기념관 조감도(사진제공-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

익산 지역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원불교 총부가 서울로 이전한다는 소문이 최근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에, 익산을 기반으로 성장한 종교단체를 붙잡을 만한 명문조차 잃어버린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론과 함께, 이전에 대응해 상생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조직체 구성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원불교가 총부를 서울로 이전하고 새로운 원불교 서울시대를 열 것이라는 소문은, 최근 원불교 측이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현재의 서울회관 자리인 동작구 흑석동에 100년기념관 건립을 본격화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불거졌다.

현재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 측은 당초 800석의 대법당과 300석의 소법당을 비롯해 원불교100년기념홀과 교정원, 서울교구, 원음방송, 원광학원, 의료시설 등이 들어설 것을 기준으로 설계를 공모했다. 다만, 변경 가능성을 열어 뒀다.

설계공모 이후 (주)건정종합건축사사무소를 선정하고 현재 지구단위계획 구역변경을 통한 기부체납, 방수설비 이전, 지하철 연계협의, 각종 심의와 건축허가 등 본격적인 공사에 앞서 필요한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있는 단계다.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면, 내년 1월 착공해 대지면적 7,009㎡, 건축면적 2,830㎡, 연면적 2만5,719㎡ 규모에 지하 3층에 지상 11층과 3층의 두 개 동으로 2017년 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 기념관에 교정원을 비롯한 원불교 핵심조직들이 입주할 것이라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상 익산의 원불교총부 자체가 서울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설계공모 당시의 기준은 물론이고, 최근 언론을 통해 종법사나 교정원장 등 지도층 인사들이 원불교100년을 맞이해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원불교 세계화를 언급하면서 “익산은 정신적 성지로 남고 앞으로 서울총부를 중심으로 활동해 나갈 계획” 또는 “교정원장 이하 100여명 중앙총부 가족들의 서울시대” 등의 내용이 보도되고 있는 것 또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 관계자는 “확정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내부적으로는 교정원 중 일부 조직이 1차적으로 이전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어느 조직이 이전하게 될지는 현재도 계속 논의 중이지만, 총부 자체가 서울로 이전하는 것은 결코 아니며 종법사님도 익산에 계실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단의 중앙 집행기관으로 종법사의 명을 받아 집행 각부와 교구, 교당, 기관, 단체 및 법인을 통리감독하며 교정에 대해 책임을 지는 기관인 교정원이 서울로 이전한다는 것은 결국 본격적인 원불교 이전을 위한 수순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익산 지역사회에서는 지역발전에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원불교가 이전할 경우를 염두에 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교 100년을 맞이해 세계화에 발맞춘 원불교 측의 교세확장을 막을 수는 없지만, 지역사회 발전이나 상생을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이와 더불어 이전하려는 원불교를 붙잡을 명분이 익산에 없다는 점에서, 그동안 지역사회 내에서 상호 배타적인 모습으로 갈등을 빚어온 모습에 대한 책임론도 대두된다.

이에 대해 지역 시민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지역 내에서 원불교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종교적인 문제가 아니라 지역발전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들이 때로는 종교 간 갈등 형태로 나타난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점들이 원불교 이전을 지역사회가 함께 제어할 수 있는 힘을 잃게 만드는 한 요인”이라고 평했다.

그는 2년 전 무산된 국제마음훈련원 추진을 예로 들며 “원만하게 추진됐다면 지역사회 발전의 측면에서 상당한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며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충분히 소통하고 조정해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를 종교적으로만 접근하다 보니까 해결의 길이 좁아졌고, 애초 방법상의 측면에서도 시민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독립적인 문화시설임을 표방한 것이 아니라 원불교 기념사업으로 비춰진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4대 종단이나 원로모임 등 지역사회 화합을 위한 조직 구성이나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져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활동해 왔다면 문제해결을 위한 통로가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공동의 문제를 가지고 이해관계에 따라 갈등을 부추기거나 배타적인 심리를 조장하는 것을 지양하고 지역의 화합을 이뤄내기 위한 조직체가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