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몇 달 만에 무능력·무책임·무소통·무소불위를 자행하는 시장임이 드러났고..”
지난 1월 30일 익산시공무원노조가 박경철 시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문의 일부다. 이처럼 박 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은 직후, 공직사회 내부로부터 거센 압력을 받았다.

이와 같이 내부에서의 압력 외에, 외부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들 또한 심상치 않다.
오는 3월 17일 항소심 첫 공판기일이 잡힌 가운데, 박 시장의 최종 형 확정까지는 수개월이 남아 있는 상황이지만 1심 당선무효형에 따른 재선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는 술렁임이다.

공직사회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몇몇의 입지자들이 유력 후보군으로 입에 오르내리고 있으며, 재선거를 염두에 두고 물밑 작업이 한창이라는 소문도 파다하다.

가장 먼저 거론되고 있는 잠정 후보는 이한수 전 시장.

8년 동안 익산시 공무원들의 수장으로서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해 왔던 이 전 시장은 현안 사업 추진에 있어 다른 누구보다 사안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700여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고배를 마셨기 때문에 가장 강력한 후보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현재 이 전 시장은 사업가로 변신해 지역 농산물 수출입 관련 농업법인을 설립해 베트남 등 해외를 오가며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4일 시의회 출석요구에 응하기 위해 시청을 찾은 이 전 시장은 “8년 동안 익산시를 이끌어 오면서 마무리 짓지 못한 사업들이 많아 항상 지역에 빚을 가지고 있는 기분”이라며 시장 또는 국회의원으로서의 정치적 재기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지난 선거에서 새정연 공천을 받지 못해 중도에 낙마한 정헌율 전 전북부지사는 일찌감치 시동을 걸고 활발한 행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고향 익산에 내려와 각종 행사에 얼굴을 내비치고 SNS 등을 통해 자신의 근황을 알리고 있다. 또한 ‘KTX익산역사 범시민대책위원회(가칭)’ 구성을 추진, KTX익산역사 지킴이를 자처하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 전 행정부지사는 행정전문가로서의 이미지와 함께 중앙 정치권과의 인맥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젊은 나이에 전북도의회에 입성, 제4대부터 제8대 의회까지 연거푸 5선에 성공해 전국 최초의 5선 의원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제7대 전반기부터 3회 연속으로 의장직을 맡아 지낸 보기 드문 경력을 자랑하는 김병곤 전 의장도 유력 후보군의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다.

욕심이나 사심이 없었기 때문에 막힘없는 정치를 펼치며, 주위의 신뢰를 잃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도의회에서 한 번도 하기 힘든 의장직을 세 번이나 역임한 것은 도내 14개 시·군 의원들에게 덕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좋은 예다.

이러한 이유로 소통부재로 갈등을 겪고 있는 익산의 화합과 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되기도 하는 그는, 현재 익산문화재단 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오는 10월 재보선을 염두에 두고 최근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는 전언이다.

익산 북부권의 절대강자 김영배 도의원 또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제4·5대 익산시의원 및 제9대 도의원에서부터 현재 제10대 도의원에 이르기까지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 의원은 신중하면서도 합리적인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지역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지역 원로 지도자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어, 안정적인 지역발전과 함께 지역사회의 도덕성을 바로세울 인물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재보선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았지만, “익산 지역의 국회의원을 비롯해 도의원, 시장과 시의원, 수많은 공무원, 나아가 시민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 서서 해야 할 일에 충실히 임한다면 익산의 발전이 자연스레 이뤄질 것이라 믿는다”면서 역할론을 강조한 바 있다.

이외에도 배승철 전 전북도의회 부의장이 선거 직후부터 고교 동문과 지인 모임에 가끔 얼굴을 내밀 뿐 두문불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한 지난 선거에 도전한 경험이 있는 양승일 변호사와 원광고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2001년 ‘무변촌 익산’에 내려와 시골마을 구석구석을 돌며 무료법률상담을 펼쳐온 전완수 변호사도 법조인으로서의 이미지가 장점으로 부각되며 정치권 주변에서 강력 대두되고 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