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밥쌀용 쌀 수입과 관련, 익산시의회(의장 조규대)가 “이는 나라의 근본인 쌀과 생산자인 농민 그리고 우리 농토를 모두 말살시키는 것”이라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지난 8일 제187회 임시회에서 시의회는 김수연 의원 외 7명이 발의한 ‘밥쌀용 쌀 수입중단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고, 결의안을 통해 “우리나라는 1995년 WTO 출범 이후 관세화를 유예하는 대신 일정량의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해 왔지만, 올해부터는 관세율 513%로 쌀 시장을 개방했기 때문에, 밥쌀용 쌀 수입은 더 이상 지켜야 하는 의무가 아니다”라며 “정부의 밥쌀용 쌀 수입은 명분도 실리도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안보에 대한 기본적인 자각도 없다는 점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건강과 직결된 먹거리 중 가장 근본이며 기둥인 밥쌀시장까지 개방해 밥쌀용까지 수입한다면 우리 쌀은 가격 경쟁력이 없어짐은 물론 농민 생존권과 농토 보존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면서 “우리식량, 우리 농업을 지키기 위해서는 밥쌀용 수입을 막아야 하고, 정부는 밥쌀용 쌀 수입계획을 전면 중단하고 지속가능한 쌀 산업 기반이 유지될 수 있도록 국내 쌀 시장 안정을 위한 실효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안설명에 나선 김수연 의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쌀 포함 식량 자급률은 23%이고 쌀을 뺀 식량 자급률은 5%에 불과한 수준으로, 더 이상 우리나라는 식량자급 국가라 할 수 없는 위기 상태다.

특히 1970년대 식량 파동 당시에는 곡물 생산량이 3% 감소하자 쌀 가격은 367%가 상승했고, 1980년 냉해 발생으로 쌀을 수입할 때 미국 곡물회사 카킬은 평균 쌀 가격의 3배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김수연 의원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잦은 기상이변을 볼 때 식량은 미래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생명분야이고 안보분야이며, 유전자 조작(GMO) 쌀을 포함한 식품안전도 문제시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러한 생명의 쌀을 이제는 정부가 의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떤 해법도 내놓지 않은 채 알아서 수입을 하겠다는 것은 명분도 실리도 없는 정책”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또 “이미 대형 급식업체와 대형음식점에 수입쌀이 공급되면서 국내 쌀값 하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수입쌀이 국내산 쌀로 둔갑해 판매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혼합미 부정유통으로 쌀 시장은 심각하게 교란되는 등 쌀 수입에 대한 문제는 이렇게 산적해 있는데, 그 어떤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가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의무사항도 아닌 밥쌀용 쌀 수입을 정책이라고 내놓고 있는지, 우리나라 국민의 약 6%를 차지하고 있는 농민이 없어진다면 과연 지속가능한 사회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시의회는 “농민단체들의 주장과 같이 정부가 미국에 굴복해 관세율 조정을 명목으로 벌어지는 WTO 쌀 협상에서 이면합의 추진이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을 위해 미리부터 미국의 환심을 사려는 수단이라면 이는 농민은 물론 범국민적인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도농복합지역인 우리 익산시의회는 지속가능한 쌀 산업 기반이 유지될 수 있도록 국내 쌀 시장 안정을 위한 실효적인 정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시의회는 이날 채택된 결의안을 대통령, 국회의장, 국무총리실,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새누리당 대표, 새정치민주연합대표, 정의당 대표, 이춘석·전정희 국회의원에게 제출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