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력 낭비는 시민 피해로 이어져.. 객관적 평가 필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간 익산시의 국·도비 반납 총액이 207억8,723만원으로 도내 14개 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업(중도)포기 건수가 무려 23건으로 14개 자치단체 전체 건수 54건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어, 한 푼이라도 더 많은 국·도비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익산시가 적잖은 행정력을 동원해 국·도비 확보에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사업에 대한 철저한 타당성 분석이나 면밀한 사전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결국 행정력의 낭비와 시비까지 사장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익산참여연대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익산시는 2013년 244건 116억590만원의 국·도비를 반납했다. 2014년에는 276건 91억8,132만원을 반납했다. 이는 도내 14개 시·군 중 가장 많은 수치이며, 1억원 이상 3억원 이하 건수는 32건, 3억원 이상 건수는 13건으로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굵직굵직한 사업에 대한 반납 또한 도내 지자체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집행 잔액이 246건 50억9,245만원, 사업(중도)포기가 23건 62억7,509만원, 기타가 251건 94억1,968만원이다. 특히 사업포기 건수가 무려 23건으로 도내 14개 시·군 전체의 사업포기 건수가 54건임을 감안할 때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해, 타 지자체에 비해 사업포기가 많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사업계획이 수립되고 집행되며, 이후 사정변경에 대비한 기본적인 2·3중의 안전장치가 부실해 벌어진 결과라는 지적이다. 불가피한 경우도 있겠지만, 절박하게 확보한 예산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사업포기로 반납한 사유를 살펴보면 2013년도 국제마음훈련원 건립 37억원, 금강 녹색바이오 관광지대 조성사업 5억6,000만원, 2014년도 노인전문요양병원 신축 15억6,000만원 등이다. 이와 같이 사업포기로 인해 보조금을 반납한 경우 차후 다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국·도비 신청시 일정 부분 유·무형적인 페널티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상, 예산과 행정력의 낭비로 이어져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는다는 우려 또한 일고 있다. 이외의 반납 내역을 살펴보면 2013년도 자활지원 6억6,000만원, 생계급여 3억1,000만원, 장애인연금지급 3억9,000만원, 장애인활동지원 사업 9억3,000만원, 생활자원회수센터 3억원, (풀 사료(청보리) 수확제조비 지원 8억7,000만원), 2014년 자활지원 4억6,000만원, 영유아보육료 3억9,000만원, (풀 사료(청보리) 수확제조비 지원 5억6,000만원), 주얼리 유턴기업 공동 R&D 시설 구축 5억7,000만원 등이다. 수확량 저조(일기불순)로 인한 풀사료(청보리) 수확제조비 지원을 제외하면 전부 집행 잔액인 셈인데, 예산의 수요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필요 이상의 보조금을 수령하는 것도 과다 반납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지적에 시 관계자는 “국제마음훈련원 등 굵직한 사업이 추진되지 않아 반납 총액이 늘어난 것이 사실”이라며 “사업 추진에 있어 면밀한 검토를 통해 국·도비 반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막대한 예산이 사업포기나 취소, 쓸 곳을 찾지 못해 반납되는 경우 그 손실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오기 때문에, 반납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필요하며 사업 집행 과정을 점검해 반납 사유의 적정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충분한 계획과 준비를 통해 예산집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잔액이 발생했다면 반납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지역적 갈등이나 대상자 확보 미흡, 사업포기 등의 이유로 어렵게 확보한 예산을 반납하고 있다면, 문제점과 원인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향후 계획 등을 담아낼 수 있는 구체적인 평가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마음훈련원.. 지역상생 역행의 대표적 사례 사업포기 및 보조금 반납..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 몫 2013년 무산된 국제마음훈련원은 총 25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었다. 정부가 126억원(50%), 전북도와 익산시가 각각 31억5,000만원(12.5%)을 부담하고, 원불교가 자부담 63억원(25%)을 투입해 국제적인 힐링 시설로 계획됐다. 이는 전국적인 국내 방문객은 물론이고 전 세계 외국인들이 힐링과 치유를 목적으로 방문해 지역경제에 직·간접적으로 어마어마한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또 이를 통한 수익이 지역사회에서 재생산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하지만 이러한 취지와는 달리 종교적인 갈등으로 비화돼 결국 무산됐다. 지역발전이라는 공익에 입각해 사업 추진을 결정한 이한수 전 시장은 기독교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측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받았고, 이러한 압박 속에 시의회는 관련 예산을 부결했다. 결국 사업이 포기됨에 따라 익산시는 그간 지급된 국·도비 37억원을 반납하는 처지가 됐다. 이는, 종교적인 문제가 아니라 지역발전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들이 종교 간 갈등 형태로 나타나 사업포기로 이어진 대표적인 경우로, 기독교 측의 압박에 지역발전을 뒤로하고 정치적 표를 의식한 시의원들의 무소신이 많은 비판을 받았다. 또한 당초 원불교의 이름을 걸고 원불교 기념사업으로 비춰진 것부터 방법적인 측면에서 갈등을 내포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불교 측에서 국제마음훈련원이 지역사회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그 혜택이 시민들에게 고루 나눠진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기독교 측을 설득하고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종교 간의 문제가 아니라 범지역적 문제라는 확신이 있다면, 그것을 공청회나 토론회 등을 통해 공론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였다. 익산시와는 달리 오는 2017년 완공을 앞두고 있는 영광군의 경우를 보면, 이 같은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린다. 당시 영광군 관계자는 “특정 종교에서 추진하더라도 넓은 안목으로 모두를 위한 일이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건립 추진이 성사됐다”면서 “힐링과 마음 치유의 메카로 영광군이 성장하게 될 계기로 바라보고 있으며, 익산시의 건립 무산 소식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