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 평균 2,055만원에 달해 도지사의 2.7배·전주시장의 1.7배 비상식적 세부내역.. 주먹구구식 집행
부채해결을 위해 자신의 급여 중 100만원을 기탁하고 있다는 박경철 시장이 정작 업무추진비는 한 달 평균 2,000만원 이상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같은 수치는 전북도지사의 2.7배, 전주시장의 1.7배에 달하는 수치여서, 부채해결을 위해 솔선수범은 못할망정 적잖은 시민혈세를 물 쓰듯 쓰고 있다는 지적이 비등하다. 또 구체적 내역 분석 결과 비상식적인 집행행태가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주먹구구식으로 사용한 후 끼워 맞추기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비서실 음료 구입 등으로 한 달에 평균 113만원 이상을 사용하고, 특산품 등 구입 명목으로 9,500만원 이상, 수시로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식비 등으로 9,000만원 이상을 사용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박 시장이 취임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확인한 결과, 박 시장은 취임 이후 총 2억4,663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한 달 평균 2,055만원을 사용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특산품이나 기념품 구입 등으로 9,538만원(38.6%), 간담회 등 식사비로 9,062만원(36.7%), 현금 격려금 또는 격려품 구입이 3,779만원(15.3%), 음료 등 비서실 물품구매 1,397만원(5.6%), 화환과 직원 애경사 등으로 894만원(3.6%)을 사용했다. 행정사무감사 기간 중 시의회의 제출요구에도 불구하고 공개되고 있지 않다가, 이번 정보공개청구로 인해 공개된 박 시장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은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1억원에 달하는 특산품·기념품 구입의 경우 영수증은 있지만, 실제 몇 개가 몇 명에게 지급된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점과 ▲너무 잦은 간담회로 인한 식사비용과 산술적으로 맞지 않는 집행내역 ▲비현실적인 비서실 음료구입 ▲수시로 이뤄지는 현금 격려금 전달 등이 문제시되며 갖가지 의혹이 초래된다. ◇ 실제 지급내역을 확인할 수 없는 특산품 지급 특산품이나 기념품 구입은 3개의 업체에서 주로 이뤄졌는데, 한지로 된 양말이나 내의 등을 생산하는 C사에서는 16회에 걸쳐 3,850만원을 사용했고, 경옥고 등 건강식품을 생산하는 W사에서 13회에 걸쳐 2,920만원을 사용했다. 또 귀금속을 생산하는 S사에서는 12회에 걸쳐 1,120만원을 사용했다. 이들 구입품은 주로 우리시를 방문한 내방객에게 지급되거나 해외 방문시 사용됐다. 하지만 집행일자와 집행목적, 집행대상만 나와 있을 뿐, 실제 몇 개가 몇 명에게 지급됐는지는 알 길이 없다. 특히 지역언론 홍보를 이유로 구매한 특산품의 경우 지난해 8월 26일과 9월 15일, 9월 23일, 올해 2월 17일과 5월 12일 구입한 것으로 나와 있지만, 시청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일부 기자들은 시장 명의로 지급된 특산품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출입기자 명단을 관리하는 홍보담당관실 관계자는 “평소 43명 전후의 관리명단에 본사 편집국장이나 대표 등이 포함된 명단을 집행부서에 전달했다”고 말했고, 집행부서 관계자는 “홍보담당관실에서 받은 명단대로 특산품을 택배로 보냈다”고 말했다. ◇ 쉴 틈 없는 간담회 일정 동일한 사안에 대한 잦은 간담회와 간담회시 식사비용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된다. 메르스로 인한 간담회의 경우, 올해 6월 한 달간 무려 8차례에 걸친 간담회가 진행됐고 1차례의 화분 구입이 이뤄졌는데, 이에 사용된 비용만 226만원이 넘는다. 대부분 예방대책이나 대응방안을 논의하거나 관계자 격려 차원의 간담회가 목적이었는데, 보건지원과장을 비롯해 시민안전과장, 행정지원과장 등과의 간담회가 중복적으로 이뤄졌다. 6월 15일에는 행정지원과장 등 22명을 대상으로 메르스 퇴치를 위한 부서별 대응방안 논의 간담회가 열렸고, 이틀 후인 17일에는 또 행정지원과장 외 18명을 대상으로 메르스 예방 시민사회단체 참여방안 논의 간담회가 열려, 각각 41만3,500원과 34만원이 사용됐다. 다음날인 18일에는 보건지원과장 등 8명을 대상으로 메르스 총력 대응방안 협의 간담회와 시민안전과장 등 6명을 대상으로 가뭄 및 폭염대책 논의에 따른 간담회가 열려 각각 21만5,000원과 9만원이 사용됐다. 이틀 후인 20일에는 보건지원과장 등 4명을 대상으로 메르스 관련 방역 추진사항 점검 간담회와 시민안전과장 등 3명을 대상으로 한 메르스 통합방위협의회 관계자 간담회가 열려 각각 5만3,000원과 4만원이 사용됐다. 이 같은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에 대한 갖가지 의혹이 제기된다. 매주 진행되는 시정운영 전략회의나 정책조정협의회를 두고 일부 부서의 간담회를 중복해서 매일같이 실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또 6월 18일에는 유관기관 격려를 목적으로 화분을 구입해 원대병원 외 1개소에 보내느라 60만원을 사용했는데, 이 또한 불필요한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 산술적으로 맞지 않는 식사비용 이외에도 식사비용과 관련해 문제가 또 있다. 먼저 시청 앞 T식당의 경우 8차례에 걸쳐 식대가 결제됐는데, 15명에서 40명 등 인원수에 관계없이 총액은 49만원 전후가 주를 이뤘다. 이는, 50만원 이상 식비를 결제할 경우 집행목적과 집행대상을 반드시 기재해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부송동의 L식당의 경우 1인당 최저가격이 2만5,000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월 9일에는 8명이 식사를 하고 10만원을 결제했고, 8월 21일에는 8명이 식사를 하고 18만3,000원을 결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실제 참석인원이 당초 계획과 달랐던 경우로,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작성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 시장실 내방객은 하루에 몇 명 내방객에게 제공하는 음료와 차 구입이 주를 이루고 있는 비서실 물품구입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서실 물품은 거의 대부분 시청 인근에 위치한 N마트에서 구입하는데,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총 1,397만원이 사용됐고, 이중 무려 1,361만원이 커피·녹차 등 음료 구입에 사용됐다. 이는 직원회의나 내방객들에게 지급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부족할 때마다 비서실 또는 행정지원과에서 주문하고, N마트에서 배송되면 비서실 내부의 탕비실에 보관한다. 문제는 구입물량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1년간 1,361만원은 한 달 기준으로 환산하면 평균 113만원을 웃도는 수치다. 음료 하나당 1,000원으로 환산하면 1,130명 분이다. 휴일까지 합쳐 30일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매일 빠짐없이 36명 이상이 시장실을 방문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만, 단가 1,000원짜리가 아니라 더 비싼 음료를 구입했다면 일일 평균 방문자 수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1,000원 이하의 커피믹스나 차 티백을 구입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찌됐든, 이 같이 현실적이지 않은 비서실의 음료구입은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보다 비싼 음료구입의 경우를 감안하더라도, 30일 한 달 내내 근무도 아닐뿐더러 일과시간 중 재청근무도 아니고 쉴 새 없이 방문객들이 시장실을 찾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 확인 어려운 현금도 3,550만원이나 현금 지급은 주로 직원 애경사나 현장근무자 격려, 경찰이나 군인 등 유관기관 격려 목적으로 사용됐다. 현장근무자 격려의 경우 명절이나 주요행사시 지급이 이뤄졌는데, 통상적으로 부서당 20만원에서 50만원의 현금이 지급된 반면, 지난해 12월 26일에는 연말 각종행사 추진부서 격려 목적으로 문화관광과에 100만원이 지급됐고, 올해 2월 3일에는 연말연시 각종 홍보물 제작을 위한 애쓰는 근무부서 격려라는 목적으로 홍보담당관실에 300만원이 지급된 것이 눈에 띈다. 또 지난해 12월 18일에는 익산경찰서장에게 격려 목적으로 현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이외에도 직원 애경사나 격려금 목적의 현금 지급이 연중 수시로 이뤄지고 있어 정확한 인원과 금액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업무추진비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8월분부터 기존 시 홈페이지의 공개내용에 구체적인 사항을 보완해 공개하고 있다”면서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는 있지만, 업무추진비는 정해진 규정에 맞게 항목별로 적법하게 사용해 왔다”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