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설공단, 방음벽 설치기준 미달 설치 어려워
지난 4월 2일 호남고속철도 개통 이후 망성면 장선리 신리마을 주민들이 고속철 소음에 따른 수면권 및 생활권 침해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현행 소음·진동관리법에 따른 소음기준에 따르면 열차가 지나가는 시간대의 최고소음도와 철도운행이 없는 상태에서 측정소음도의 측정점과 동일한 장소에서 측정한 배경소음도의 차이에 보정값을 더한 값이 주간(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 65dB, 야간(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 60dB 이상인 경우 방음벽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측정소음도는 기상조건, 열차운행횟수 및 속도 등을 고려해 당해지역의 1시간 평균 철도 통행량 이상인 시간대를 포함해 주간 시간대는 2시간 간격을 두고 1시간씩 2회 측정해 산술평균하며, 야간 시간대는 1회 1시간 동안 측정하도록 하고 있다. 신리마을의 경우 호남고속철 상·하행선이 마을 한 가운데를 관통하고 있으며, 이 마을은 철로로부터의 이격거리가 각각 50~100m에 불과하다. 지난 4월 30일과 6월 3일 현장소음 실측결과 고속철이 통과할 때의 소음도가 75dB이 넘게 나왔으나 최고소음 측정값과 배경소음 측정값을 합산한 평균값이 주간 55.9dB, 야간 56.4dB로 나와 방음벽 설치 기준에 미달해 방음벽이 설치되지 못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소음측정 방식에 대해 민원이 제기되자 환경부는 지난 6월 30일 ‘열차의 최고소음도와 배경소음도의 차이가 39dB 이상일 경우 철도소음도에 대해 최대 4.8dB까지 추가 적용한다’는 내용의 ‘소음·진동 공정시험 기준’을 개정했으나, 이 단서조항은 개정규정 시행일 이후(6월 30일) 철도건설법에 따른 철도건설기본계획을 수립해 개량되거나 신설된 노선에 한해 적용한다는 단서가 붙어 방음벽 설치가 어렵게 됐다. 이에 반해 소음기준을 강화해 방음벽이 설치된 사례도 있다. 철도시설관리공단이 전정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호남고속철도 개통 전 2군데 교육시설에 교사내 소음기준 55dB을 반영해 방음벽을 설치했고, 기존 9군데 마을, 아파트, 빌라 지역에도 예측소음도가 60dB이하인데도 방음벽이 재설치됐다. 신리마을 이병구 이장은 “철도 소음으로 인해 주민들은 하루하루 극심한 고통 속에 살고 있지만, 시설공단 관계자들은 현장답사에 나와 주민들이 이해하기 힘든 답변만 내놓고 갔다”며 “전정희 의원이 현장 방문을 통해 사태 해결에 나서고 있고, 주민들을 설득해 지금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방음벽 설치는 무조건 이뤄져야 한다”라고 토로했다. 전정희 의원은 “학습권 못지 않게 주거권, 수면권이 기본권에 해당한다”면서 “내년 수도권 고속철도가 개통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즉시 개정된 소음측정 기준을 호남고속철이 지나는 주거지역에 대해 적용해 방음벽을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설공단 관계자는 “교육시설에는 교사 내 소음기준이 55dB로 별도기준이 있었기 때문에 방음벽 설치가 가능했다”며 “방음벽이 재설치된 곳은 소음도 기준이 60데시벨 이하지만 기존 호남선과 전라선이 지나는 지역에 설치된 방음벽이 노후화됐기 때문에 교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철도시설공단은 오는 21일 오후 8시 신리마을 일원에서 야간 소음을 측정 할 계획이다. 강정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