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길목 가금류 차량 그냥 지나쳐도 속수무책.. 과태료 0건

최근 김제시에서 AI가 발생함에 따라 익산시가 유입차단에 나서고 있지만, 거점소독장소가 주요길목이 아닌 지점에 설치됐을 뿐만 아니라 가금류 차량이 이를 무시하고 지나쳐도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 번 유입되게 되면 대량 살처분 등 수백억원에 이르는 피해를 수반하고 엄청난 파장이 예상되며, 시청 공무원들은 물론 군인과 경찰 등 수많은 인력이 투입돼 24시간 내내 힘든 순환근무를 하고 있는 만큼, 보다 실효성 있는 방역체계로 AI 유입 및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7일 김제시 금구면 종오리농장에서 AI가 발생함에 따라 익산시는, 8일부터 특별방역대책상황실을 마련하고 익산군산축협과 하림, 농수산물도매시장 등 3개소에 거점소독장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지점은 모두 인접 지역에서 익산으로 들어오는 주요 길목이 아니라 일정거리 이상 떨어져 있어, 방역의 실효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익산 IC의 경우, 이곳을 통해 들어오는 차량은 거점소독장소가 아닌 통제초소에서 차량 바퀴만을 간이소독기로 소독한 후 익산 시내를 지나 거점소독장소까지 이동해 소독을 완료하고 소독필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이는 결국 바퀴만 간이 소독을 마친 차량이 시내를 가로지르게 되는 셈이기 때문에, 불철주야 비상근무를 하고 있는 노력이 헛수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초 김제에서 들어오는 목천삼거리(23번 국도)를 비롯해 웅포대교(723번 지방도), 군산 서수 경계(27번 국도), 왕궁온천 앞(1번 국도), 보석박물관 앞(799번 지방도), 익산군산축협(711번 지방도) 등 주요 유입도로 길목 6곳에서 철통방역을 펼쳤던 것에 비하면, 이번 3개의 거점소독장소는 구멍투성이 방역체계라는 지적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현재 설치된 거점소독장소를 가금류 차량이 그나 지나칠 경우,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설치된 거점소독장소나 통제초소에서는 소독과 소독필증 확인 및 인근 거점소독장소 안내 등을 하고 있으며, 소독 미실시 및 소독필증 미휴대 적발시에는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익산시가 비상방역에 나선 이후 20여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과태료 부과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3개의 거점소독장소는 전북도의 계획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 것이며, 올해 초 사용했던 소독장비보다 규모가 커져 안전상의 문제로 주요길목 도로 변이 아닌 지점에 설치하게 됐다”면서 “현재 단계에서는 추가 거점소독장소 설치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량이 그냥 지나치는 경우 현재로서는 대응책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