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광역상수도 전환과 관련, 의미가 없는 수질 차이와 오염원 유입가능성 등 억지 근거를 가지고 전환을 추진하는 것이 과연 시민을 위한 정책인지 의문스럽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7일 익산참여연대 정보공개 시민모임 ‘열려라 참깨!’는 보도자료를 통해 “익산시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가지고 광역상수도 전환을 추진하려 한다”면서 “시민들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명확하고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포기할 수 없는 가치, 상수도공급 결정권 익산시는 신흥정수장 폐쇄와 금강정수장을 공업용수 생산시설로 전환해 시민이 먹는 수돗물 전부를 수자원공사에서 공급받는 광역상수도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공기업 민영화의 정부정책으로 수자원공사의 민영화도 언제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익산시가 자체정수장을 포기하는 것은 상수도공급 결정권을 잃는 것으로, 앞으로의 수자원공사의 민영화와 요금인상 등의 요인이 발생했을 때 전혀 대응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자원공사는 수돗물 공급계약을 맺기 위해서 어떻게든 익산시 요구를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전주시·군산시의 공급가보다 낮은 공급가를 제시하고 있는데, 지속적으로 공급가를 유지하겠다는 말을 신뢰할 수 없다”면서 “지금은 익산시가 갑의 위치이지만 계약이 맺어지면 익산시가 오히려 을의 위치에 놓이게 되고, 한번 공급체계가 전환되면 다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영원히 을의 위치를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실제 지난 2003년 전국최초로 상수도 민간위탁을 실시한 논산시의 경우 9년 동안 가정용 요금은 30% 증가했으며 일반용 요금은 63% 증가했다. 또한 민간위탁비용은 최초 33억3,000만원에서 2011년에는 89억1,800만원으로 268%가 증가했으며, 상수도를 보급 받지 못한 주민은 지난 9년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주시의 경우 2008년 지방상수도 운영을 한국수자원공사에 위탁했으나, 향후 20년간 위탁비용이 2,800여 억원에 달해 시 직영시 1,500억원과 비교할 때 손실액이 1,300억원에 달한다는 자체 용역결과에 따라 수자원공사에 위탁비용 재 산정을 위한 협상을 요구했다. 양주시는 2012년 6월 수공이 당초 계약과 달리 공업용수 미공급과 운영관리비 산정 및 감사거부, 유수율 하락 등의 협약 위반을 이유로 운영관리권 취소처분을 통보했고, 수공이 이에 반발해 법적공방까지 이어진 끝에 양주시가 1·2심에서 패소하고 현재 대법원에 상고된 상태다. ◇ 시민부담, 정확히 제시해야 현재 익산시는 수돗물 생산비와 상수도 운영비(인건비, 관로 관리비 등)가 포함된 금액을 수도요금으로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광역상수도로 전환하면 톤당 수돗물 생산비 인상분과 물이용 부담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며, 상수도 관리비는 별도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시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시 수돗물 자체 생산단가는 톤당 204원이고 광역상수도 수수단가는 톤당 413원이며, 광역상수도의 경우 물이용 부담금 160원이 추가된다. 이로써 시는 광역상수도 전환에 따른 시민부담이 연간 생활용수 49억5,000만원, 공업용수 22억2,800만원으로 총 71억7,800만원에 달한다고 발표하며 자체 정수장 운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박경철 시장 취임 후 지난 8월에는 광역상수도 전환에 따른 물이용 부담금이 톤당 52.16원에서 160원으로 인상돼 톤당 107.84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고 이는 연간 30억9,700만원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익산시는 수자원공사와 협상과정에서 공급규정에 따라 요금을 할인받아 톤당 300원으로 조정할 수 있어 시민들에게 물이용 부담금 이외는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수자원공사에서 결정하는 수돗물 공급 규정은 익산시가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다는 난점이 있다. 더욱이 지난 2월 수자원공사 사장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원수나 정수요금이 원가의 85%에 그치기 때문에 요금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밝혔으며, 4대강 사업으로 부채가 13조8,000억원에 이르는 수자원공사는 빚을 갚기 위해 요금인상의 필요성을 매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2013년 12월 11일)의 후속조치로 38개 중점관리기관이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부채감축 및 방만 경영 해소 정상화 계획(2014년 1월 29일)에 따르면, 수자원공사는 2012년도 말 13조8,000억원의 부채를 17조2,000억원으로 유지, 2017년도 부채 예상액 19조원에 대해 1.9%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자원공사의 이행계획에는 사업재구조화, 해외사업조정, 정부 정책자금 지원, 수도요금 인상 등이 들어있다. 공공요금 인상계획은 대책회의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수자원공사는 물가상승률을 고려, 최소수준의 수도요금 단계적 인상을 요구했으며, 이는 부채감축을 위해 수도요금으로 3,000억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인 셈이다. 참여연대는 “이러한 상황에서 광역상수도 전면도입으로 요금 결정권이 없어진 익산시는 수자원공사의 공급규정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익산시는 익산시 전역에 설치돼 있는 배수지 및 배수로 정비를 포함해 노후관 교체사업, 변류정비사업, 블럭화 사업, 관련 인건비 등의 비용을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상수도 공급시설을 관리하기 위해 1년에 소요되는 예산을 충당하기 위한 특단의 요금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시민들과 익산시가 부담해야 할 추가비용이 상수도 시설 유지관리 비용까지 포함하면 100억원 가량에 이른다”면서 “현재 상태라면 환경부에 납부하는 물이용 부담금 추가 납부뿐만 아니라 요금의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 납득하기 어려운 수질 문제 익산시가 내세우고 있는 광역상수도 전면 전환의 이유는 ‘보다 안전하고 깨끗한 물 공급’이다.
하지만 익산시는 민선5기까지 신흥정수장에서 생산되는 수돗물은 매우 안정적이고 깨끗하다고 시민들에게 홍보를 해 왔으며, 수억 원의 예산까지 들여 홍보관을 만들고 시민들과 함께하는‘물사랑 워터 투어’까지 추진해 왔다. 또한 지난해 12월 기자회견 당시 상수도사업단장은 “익산시 상수원인 대아수계 수질은 BOD 기준 0.9㎎/l이고 광역상수도의 원수인 용담댐은 0.8㎎/l이며 COD의 경우에는 대아수계가 3㎎/l이고 용담댐수계가 3.6㎎/l으로, BOD는 용담수계가 양호하고 COD의 경우는 대아수계가 양호해 어느 한 항목만 가지고 원수의 수질이 더 좋다고 단정 지을 수 없으나, 대아수계와 용담수계 원수는 환경정책기본법의 하천 생활환경기준에 매우 좋음에 해당된다”면서 “자체정수장을 이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절감효과는 약 72억원으로 시민들의 가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익산시는 2009년 정부의 새만금위원회와 전라북도가 새만금 수질개선을 위해 취수지점을 고산 어우보에서 전주천 하류로 옮기려고 할 때, 강력히 반대에 나서 1급수 어우보 취수권을 지키고 정수예산 100억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박경철 시장 또한 2009년 4월 7일 익산시민연합 대표 당시 ‘정부와 전라북도의 전주천 하류 익산수돗물 취수 논의 중단을 강력히 요구한다’라는 제목으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익산시민들이 마시는 깨끗한 상수원으로 새만금 수질을 개선해 보겠다는 발상은 그야말로 코미디가 아닐 수 없으며 행정을 희화화하는 것이며 비유컨대,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리려는 무모함임을 통렬히 지적하는 바이다”라고 강력히 규탄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경철 시장 취임 이후 익산시는 보다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광역상수도 전환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참여연대는 “그간 줄곧 안전하고 깨끗하다고 홍보해 온 수돗물이 이제 와서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면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가 제시돼야 하고, 안전성에 어떤 문제가 있다면 그동안 왜 조치가 없었는지에 대한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면서 “지금의 상수도 공급체계로 해결이 불가할 경우, 광역상수도 전환의 문제는 그 이후 거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수에 대장균이 더 많다거나 오염원 유입가능성이 높아지고 이왕이면 깨끗한 물을 먹자는 주장도 황당하다”면서 “대장균은 정수과정에 처리될 것이고, 오염원 유입가능성은 대책을 세우면 되기 때문에 원수를 판매해야 하는 농어촌공사 측에 오염원 유입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이를 농어촌공사에서 거부할 때 광역상수도로 전환을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한 “수돗물은 안전하게 음용할 수 있도록 정수해서 가정에 공급하기 때문에 이 단계의 수질이 검토대상이 돼야 하는데 원수를 기준으로 시민혼란을 가중시키며, 막대한 시민부담과 상수도공급 결정권을 포기하면서까지 광역상수도로 전환하려는 익산시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참여연대는 “익산시가 농어촌공사에 원수관리 대책 촉구 등 다양한 노력도 해보지 않고 무작정 광역상수도망 전면 이용이라는 결정을 밀어붙이는 것은, 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무책임한 행동이며, 시장이 바뀔 때마다 입장을 갈아타는 지금까지의 상수도 행정은 모두 거짓이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라며 “시민들과의 토론과 합의 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익산시민의 중요한 자산인 신흥정수장을 폐쇄하고 수원지를 개방해 산책로를 만든다는 발상은 작금의 경제상황과 익산시 재정상황을 고려할 때 전혀 개념 없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송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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