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상 보장되는 언론의 자유 침해.. 직권남용·업무방해 논란

지난달 25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 시장이 S기자를 가리키며 사진촬영을 제지하고 홍보담당관에게 불만을 표하며 지시를 내리고 있다.

박경철 시장이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아무런 권한도 없이 공무원들을 동원해 기자의 사진촬영과 질문을 물리적으로 제지하고 질문에 대한 답변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경찰 신고를 운운하며 위력을 행사해, 헌법상 보장되는 언론의 자유를 침해했다.

그간 시의회 시정질문 공무원 전원불참 지시나 문화재단 이사회 과정, 그리고 사적인 법률행위에 행정조직을 동원하는 등의 모습에서 드러난 직권남용과 업무방해에 이어 또다시 직권을 남용하고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비등하다.

지난달 25일 국가식품클러스터 기공식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연 박 시장은 기자회견을 시작한 지 채 1분도 되지 않아, 사진을 찍는 한 지역 언론사의 S기자를 향해 “S기자 저리로 가. 촬영하지 말고 저리 가”라고 지시하며 사진촬영을 제지했다. 이어 관련 공무원들에게는 “왜 그렇게 얘기를 않나”라며, 그간 해당 기자가 소속된 지역 언론사에 대해 내렸던 지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지적한 뒤, 다시 해당 기자에게 “어이, 나가라고 그랬지. 취재를 거부한다고”라고 발언하며, 재차 사진촬영을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신승원 홍보담당관과 채종수 주무관이 사진을 찍던 해당 기자를 몸으로 제지하며 기자를 기자회견장 뒤쪽으로 밀어냈다.

해당 기자는 “기자회견에서 기자가 사진 찍는 것을 못하게 하시는 거예요”라며 공식 기자회견에서의 기자의 본분과 역할을 강조했지만, 박 시장은 재차 “취재를 거부해. 귀하는 기자로서 악의적으로 기사를 작성한다”면서 공무원들에게 “방해하면 바로 경찰에 신고해”라고 지시했다.

이에 해당 기자는 “제가 뭘 방해했습니까?”라고 물었지만, 박 시장은 답변을 하지 않고 기자회견문 낭독을 이어갔다.

5분여 기자회견문 낭독에 이어 기자들의 질문이 25분여 진행됐다. 이후 박 시장은 “자세한 것은 담당 국장님을 통해 질문하시기 바랍니다”라며 서둘러 자리를 뜨려 했다.

이에 기자가 “시장님 질문 짧게 한 가지만 드리겠습니다”라며 답변을 요구했지만, 기자 옆에 있던 주무관이 다시 기자를 가로막았다. 기자는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기자의 질문을 막는 말도 안 되는 행태를 지적했지만, 박 시장은 질문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자리를 떠났다.

이어 국가식품클러스터 추진지원단장의 단장 추가설명이 7분여 이어졌고, 해당 기자는 기자회견을 주관한 신승원 홍보담당관에게 “시장님이 안 계시니까, 기자회견을 주관한 과장님께 질문을 드리겠습니다”라며 “무슨 근거로 지역 언론사 기자가 사진을 찍고 질문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지, 무슨 근거로 그런 조치를 취한 것인지 답변을 부탁드립니다”라고 질문했다.

이어 “사석에서 질문을 드릴수도 있지만,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니까, 기왕 열린 공식적인 자리에서 답변을 요구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신승원 홍보담당관은 옆에서 이 모습을 촬영하고 있던 또 다른 기자에게 “이제 카메라 꺼”라고 말했다. 이에 기자가 “기자회견장에서 왜 카메라를 끄라고 하세요”라고 묻자, “이제 얘기할 테니까, 시장님 기자회견하고 별개니까 카메라 끄고 개인적으로 얘기해 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해당 기자는 “말이 와전돼 괜한 오해가 생길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말씀하시든 지금 말씀하시든 똑같은 내용이실 거 아닙니까?”라며 재차 답변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신승원 홍보담당관은 다시 촬영을 계속하고 있던 다른 언론사 기자에게 “끝났으니까 그만 하라고”라고 말하고 쵤영 중인 카메라를 건드리며 제지하려 했다. 이에 촬영을 하고 있던 기자가 촬영 중단을 거부하자 “하지 말라고 했잖아. 내가 하지 말라고 하면”이라며 재차 촬영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기자는 “저도 제 생각이 있고, 제 판단이 있잖아요”라며 기자의 본분을 지키려 했다. 하지만 신승원 홍보담당관은 “뭔 판단이 있어”라며 재차 촬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에 해당 기자는 재차 답변을 요구하며 “헌법상 보장된 직업의 자유와 언론출판의 자유는 알고계십니까? 시장님도 알고 계실지 모르겠네요. 시장님께 그 질문 드리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행 헌법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언론활동에 대한 허가나 검열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형법은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행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직권남용죄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업무방해죄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업무란 정신적·경제적인 것을 묻지 않고 사회생활의 지위를 따라 계속해 종사할 것이 요구되는 모든 사무를 말하며, 위력이나 폭력·협박은 물론 권력이나 지위 등에 의해 압력을 가해 방해하는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 업무가 방해될 위험이 있으면 범죄는 성립하며, 방해의 결과발생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