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실 업무보고 세 차례나 정회 소동, 의회와 집행부 갈등 심화 시의회 업무보고 과정에서 감사담당관이 자료제출을 거부하면서 의회와 집행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박경철 시장이 의회의 자료요구에 시장의 결재를 의무화 하도록 지시하고, 익산시가 이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자료가 제출되지 않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빈발하자 의원들과 집행부 공무원들 간의 마찰이 격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와 같은 익산시의 행태에 대해 대의기관인 의회를 경시하는 것은 물론 상위법령 위배라는 지적이 높게 일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익산시의회 제181 임시회 중 감사담당관 주요업무결산보고에서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송호진)는 최근 불거진 공무원 이권개입 논란에 대한 감사결과 자료를 요구했다. 이에 앞서 송호진 위원장은 지난 10월 31일 이미 해당 자료를 요구했지만, 이날로 10일째 자료를 받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날 감사담당관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비공개 대상 정보)를 이유로 자료제출을 거부했다.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공개할 수 없고, 시장의 결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따라 기획행정위 업무보고는 무려 세 차례에 걸쳐 정회 소동을 겪는 등 파행이 빚어졌다.
이날 기획위 박종대 의원은 “최근 심각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감사결과는 당연히 업무보고에 포함돼야 할 사항”이라면서 “송 위원장이 자료를 요구한 지 10일이나 지났음에도 불구,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것은 지방의회를 경시하고 상위법인 지방자치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감사담당관은 해당 사안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조사해 시민의 대표인 시의원에게 알려줄 의무가 있다”면서 “사실관계 규명에 어려움이 있다면, 시간을 끌 필요 없이 사법당국에 수사를 의뢰해 신속·정확하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감사담당관이 현재 감사 중인 사안은 비공개 대상임을 거듭 밝히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감사를 마무리 짓겠다”고 답하자, 박 의원은 “최초 10월 10일께 문제가 발생했는데, 아직까지 감사가 진행 중이라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라고 볼 수밖에 없고, 이는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결국 송 위원장은 10분간 정회를 선포하고, 당장 해당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후 속개된 업무보고에서도 감사담당관은 비공개 사안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고, 이에 송 위원장은 저녁 8시까지 정회를 선포하며 다시 한 번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이후 저녁 8시에 속개된 업무보고에서도 감사담당관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일관된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박종대 의원은 지방자치법에 의거한 의원의 서류제출요구 등은 정보공개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비공개 대상임을 이유로 집행기관에서 서류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는 안전행정부 질의회신 자료(법제처 07-0376, 2007. 11. 21)를 제시하며 “안행부의 유권해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사담당관이 자의적인 판단으로 서류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결국 감사담당관의 자료 미제출로 인해 업무보고는 또다시 다음날인 11일 오후 4시까지 정회됐다. 하지만 11일 속개된 업무보고에서도 감사담당관은 시장의 결재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며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기획행정위원회는 또다시 다음날인 12일 오후 5시까지 정회를 선포하고, 부시장 출석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다음날 속개된 업무보고에서는 부시장 출석 대신 그간의 감사결과를 요약한 약식 형태의 자료가 제출됐다. 이날 기획행정위 의원들은 그간의 감사과정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감사담당관의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경찰이나 검찰 등 사법당국에 수사를 의뢰해 신속하게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감사담당관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감사를 마무리하고, 한계가 있다면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답했다. 송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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