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방식 권유 불구 소각방식 채택, 용역결과 짜 맞추기
항목별로는 건조가 우수, 결론은 소각이 더 우수 ‘의문’
입찰제한 업체 입찰 참여, 市 담합 의혹 명백히 밝혀내야

주민들의 집단민원 제기에 따라 잠정 중단된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의 용역보고서가 부실을 넘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지난 2012년 익산시가 하수슬러지 사업과 관련해 용역을 의뢰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논란이 됐던 건조와 소각방식 중 소각 방식이 1점 차이로 더 우수한 것으로 결론이 나 있다.

하지만 주요 평가 항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감량효과나 부산물활용도, 설치사례, 환경영향, 건설비, 민원 발생요인 등의 항목에서 소각방식보다 건조방식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종합평가에서는 같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10개 항목 중 6개 항목이 소각방식에 유리하도록 임의적인 해석이 더해져 작성돼 있는 것.

이에 지난 5일 하수슬러지 자원화사업 소각장 반대 주민대책위원회와 전북녹색연합 일동은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의 처리방식의 채택과 공사입찰 등 사업추진 전 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의혹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익산시와 경찰 등 관계당국이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고, 건조연료화 방식으로 재추진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날 이들은 “환경공단 관계자가 건조방식이 효율적인 것으로 권했지만 익산시가 내부 방침이 소각방식이므로 이 방식으로 추진해 줄 것을 요구했고, 용역사가 결과 부분만 시 방침대로 맞추고 이외 부분은 미처 조정하지 못한 것이라는 내용이 지난 10월 30일 전주MBC 뉴스를 통해 보도됐다”면서 “이는 사실상 이미 결론을 내놓고, 익산시가 용역보고서를 짜 맞춘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공사입찰 과정에서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들은 “현재 시공사와 경쟁했던 업체는 이미 입찰담합 사실이 밝혀져 당시에 국가사업 입찰제한 업체로 판결을 기다리는 문제의 사업체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모를 리 없는 환경공단과 익산시가 버젓이 입찰을 진행했다”면서 “이러한 사실은 담합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대목”이라며 익산시의 해명을 강력히 촉구했다.

하지만 익산시는 이 같은 각종 의혹 제기와 지적들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책위 및 전북녹색연합은 “익산시는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사업방식 변경과정에 대해 명백히 밝혀야 하며, 용역보고서 평가위원들의 명단과 각 위원들의 평가내용을 공개하고 평가결과와 보고서 내용의 불일치 부분, 그리고 공개경쟁 입찰당시 참가업체가 담합의혹으로 판결을 기다리는 사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입찰에 참여시킨 이유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진행된 공사는 탈수동 건립공사로 건조방식으로 진행한다고 해도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므로 익산시는 건조연료화 방식으로 변경해 사업을 추진하고,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기관에서는 엄중한 수사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