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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한 모현 우남A 긴급대피명령, 市과태료 및 단전·단수 통보

▲ 정작 박 시장은 모르고 있었다

시가 9,000만원 아파트 6,500만원 거래, 특정 이권개입 의혹
임형택, “주민불안·고통 여전, 현실적 대책 및 진정성 보여야”

모현 우남아파트 긴급대피명령과 관련해 익산시가 10월 말까지 주민들이 대피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고 단전·단수조치를 하겠다는 공문을 주민들에게 발송했음에도 불구,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주창하던 박경철 시장은 정작 이 같은 사실을 알지도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의회 임형택 의원은 지난 14일 익산시의회 제180회 임시회 시정 질문을 통해 “전체 주민과 아무런 소통도 없는 상황에서 익산시의 긴급대피명령으로 인해 주민들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상황”이라며 “너무 성급하게 긴급대피명령을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임 의원은 “현재 시의 주민 지원방안은 현실적이지 못해 지원을 받지 못하는 주민이 다수이며, 대피명령 이후에도 여전히 주민들은 고통과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이후 재건축이나 재개발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시가 10월 말까지 나가지 않으면 전기와 수도를 끊고 과태료를 물리겠다는 협박성 공문을 보냈다”면서 40여 세대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나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데 대한 향후 대책을 물었다.

실제 지난 2일 익산시는 주민들에게 10월 말까지 이주할 것을 권고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권고를 따르지 않을 경우,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제42조에 의거 1단계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와 2단계 과태료 미납시 압류조치, 3단계 경찰 공권력에 의한 강제대피조치, 4단계 전기·수도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어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박 시장은 오히려 임 의원에게 시가 공문을 보낸 것을 직접 확인했는지 되물으면서 “만약 시가 공문을 보낸 것이 사실이라면 내용을 파악한 후에 대처하도록 하겠다”고 답해, 정작 자신은 공문 발송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그간 실효성 있는 대책 하나 없이 성급히 내린 조치라는 지적에도 불구, 줄곧 시민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주장해왔던 박 시장의 모습에 진정성이 결여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임 의원은 “최근 투기꾼들이 가치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아파트를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며, 주민들 사이에서는 아파트를 똥값으로 만들어 헐값에 사들이고 차후 재건축 또는 재개발을 통해 이권을 취하려는 특정 세력이나 특정 건설사의 불순한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들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실제로 33평 기준 9,000만원 정도에 거래되던 아파트가 현재 6,50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어 시민들의 사유재산 가치를 엄청나게 하락시켜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시장은 박 시장은 “철근이 없어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르는 아파트를 두고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시장으로서 법률에 정해진 바에 따라 대피명령을 내린 것”이며 “오랫동안 시민단체 대표로 활동하면서 10여년 넘게 주민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고통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대피명령을 내린 것이며, 시가 대피명령을 내렸기 때문에 아파트 값이 떨어지고 특정 이권개입 의혹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같은 설전이 이어지면서 조규대 의장이 “질문과 답변을 간결하게 해 달라”고 2차례나 중재에 나섰지만 공방은 계속해서 이어졌고, 임 의원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것은 백번 천번 동의하지만, 최근 광주광역시의 경우 임시대피 당시 현장지휘소를 설치하고 현재까지도 공무원들이 상주하면서 안전문제를 검점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토론을 전개하고 있는 것에 비해 익산시의 행정은 매우 대조적”이라면서 진정성 있는 행정과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임 의원에 따르면, 2007년 7월 대피명령이 내려진 서울 서대문구 금화지구 시민아파트의 경우 올해 철거 후 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며, 2008년 1월 대피명령이 내려진 서울 성북구 스카이아파트는 총 140세대 가운데 22세대가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또한 올해 7월 대피명령이 내려진 광주광역시 북구 평화맨션의 경우에는 B동 지하 기둥 한 곳의 철근이 휘어지면서 철근을 둘러싸고 이는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가면서 순간 아파트가 쿵 내려앉는 듯한 징후가 있어 소방서가 출동하고 긴급하게 60세대에 대해 임시대피조치를 취했고, 특히 이주대책이 없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계속 거주를 요구해 그대로 살면서 안전점검 등을 강화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