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강요 지시 행태를 보면, 우월적 지위로 증거인멸이나 조작 가능성 농후”
A 변호사 “신문기사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공표한 것만으로도 기소 요건 충분”
B 변호사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했기 때문에 고의성 있었다고 보기에 충분해”

박경철 시장의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소각장 건설업체 선정 관련 비리를 폭로하면서 근거가 있다고 호언했던 박 시장이 정작 검찰에 직접적인 증거를 제출하지 못해 기소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시장은 당시 소각장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들을 장악한 지위를 이용해 증거를 인멸하거나 조작할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구속기소가 마땅하다는 여론이다.

이는, 박 시장이 최근 아무런 대책도 없는 상태에서 신중론을 제기하는 공무원들을 찍어 눌러 우남아파트 긴급대피명령을 발동토록하고, 사적인 감정으로 공무원들에게 익산시의회 본회의 불참을 지시해 대의기관의 업무를 방해하는 등 독선과 전횡이 극에 달한데 따른 것이다. 공무원들에게 서슴지 않고 위법을 지시하는 시장이 법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못할 게 뭐가 있겠느냐는 우려다.

박경철 시장은 지난 6.4지방선거 기간 중 공식 익산시장 후보 선거방송 토론회에서 이한수 후보에게, "채규정 시장이 분명히 코오롱으로 만들었던 소각로를 왜 갑자기 취임해서 바꿨는지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한 뒤 A4 용지를 흔들어 보이면서 "저도 근거를 가지고 있어요"라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선거직후 고발됐다.

고발 취지를 보면, 채규정 전 익산시장은 코오롱을 소각장 건설업체로 결정한 바가 없고, 따라서 이한수 시장이 소각장 건설업체를 대우건설로 바꿨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 주장이고, 또한 코오롱에서 대우건설로 바꾼 근거가 존재할 수 없는데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것이다.

특히 박경철 당시 익산시장 후보는 공중파를 통해 시민들에게 이한수 익산시장 후보를 비리시장으로 각인시켜, 728표차 익산시장 당선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게 고발 배경이다.
그런데 박경철 시장은 검찰의 피의자 조사에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당시에 지역언론에서 보도한 의혹제기 기사를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기사는 몇가지 정황을 토대로 비위 가능성을 추론하고 있을 뿐, 어디에도 채규정 전 익산시장이 소각장 건설업체를 코오롱으로 만들었는데 이한수 전 익산시장이 대우건설로 바꿨다는 단정은 없었다.

또, 박경철 시장의 허위사실공표와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은 관련 공무원들은, 민선4기에 이한수 시장이 당선된 직후까지 소각장 건설업체 선정과 관련해 아무런 행정행위가 이뤄진 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군산지청 관내 A 변호사는 "설사 신문기사가 사실을 단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가 아니어서 증명력을 갖기는 어렵다. 그런데 기사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오독한 것을 가지고 상대 후보를 공격해 선거에서 득을 봤다면, 그것만으로도 검찰이 기소하기에 충분하다"고 법리를 풀었다.

B 변호사는 "국민 누구든지 신문기사를 읽고 진실이라고 믿는 것은 자유의지이지만, 그것을 특정한 목적에 사용하려면 사실확인을 해야 한다. 특히, 박경철 당시 익산시장 후보는 자신이 공표하는 내용이 신문기사에서 읽은 것이라고 밝히지 않고,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했기 때문에 고의성이 있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사실은 검찰이 신문기사와 관련한 조사를 할 필요조차 없다고 본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박경철 후보의 고의성은, 보도를 전제로 인터뷰를 하는 소통신문 기자에게 박경철 시장이 공표한 내용에서도 잘 드러난다. 당선자 신분이었던 박 당선자는 지난 6월 12일 허위사실 공표로 피고발인이 된데 따른 당사자의 의견을 묻자 "내가 말이야, 소각로 말이야, 소각로를 갖다가 대우로 바꾼 것이 사실이고, 여기 자료가 다 있는데, 그런 부분을 고소를 하면, 무고죄는 벌금도 없어, 소각로가 예를들어, 지금 저.. 채규정이가 코오롱을 하려고 한 거 아냐, 그래서 지금 이한수가 안하겠다고.. 이한수는 하고, 대우로 한거 아냐, 그 때 왜였냐, 그것이 허위사실이냐 이거야, 코오롱에서 대우로 했다는 자료가 이만큼 있어(팔을 들어 표시하면서), 익산시에서 그거 무고죄라니까, 벌금도 없어, 내가 무고로 걸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박 시장의 그런 허위사실 공표가 사실이라면 사법적 판단을 떠나서도 시장 자질이 없다고 보인다. 그렇게 새빨간 거짓말을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하는 사람이 어떻게 31만 시민들을 바르게 이끌어 가겠는가. 토론회를 보면서 이 시장을 비리 시장으로 여기게 된 유권자의 한 사람이었다는 게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