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측엔 유리한 소식 ‘반색’.. 무공천 방침에는 ‘혼란’
각기 돌파구 찾아 분주한 행보.. 후보난립 가능성에 ‘무게’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 지난 2일 전격적으로 제3지대 통합신당 창당과 함께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발표하자 익산지역 정치권이 벼락을 맞은 것처럼 발칵 뒤집혔다.

특히 다가오는 6·4지방선거에서 새정치연합 측에 가담할 예정이던 입지자들은 지난달 안철수 의원의 무공천 선언에 이어 또다시 신당합당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닥뜨리게 돼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반면에 민주당 측 입지자들은 통합 소식을 비교적 유리한 측면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타 지역보다 새정치연합에 대한 지지도가 높게 형성됐던 익산지역이었기 때문에 신당 창당 이후의 세몰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지만 통합될 경우 그런 부담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 측에서도 예상치 못했던 무공천이라는 변수에는 혼란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며 추후 또 다른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에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눈치다.

상황이 이러자 통합의 파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지방선거 출마 입지자들은 제각각 선거 전략의 대폭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또한 기초선거에 나설 후보자들의 경우에는 탈당한 후 무소속 출마를 해야 할 가능성이 유력해 자칫 무늬만 무공천 선거가 될 가능성도 있으며 자연스럽게 후보난립 상황도 점쳐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달 17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여는 등 본격적으로 창당을 위해 움직여 왔다. 그렇기에 신당 측 입지자들도 제각기 ‘새정치’를 전면에 내세우며 신당가담을 기정사실로 생각한 채 지방선거에 임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안철수 의원의 무공천 선언에 이어 이번 달 2일에는 민주당과의 통합신당 창당 선언 소식이 전해지자 새정치연합 측 후보자들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그동안 민주당과 선을 긋고 걸어온 정치적 행보와 새정치연합 측 후보단일화의 명분이 한 순간에 무의미해진 것.

이에 일부 후보자들 사이에서는 지역 내 입지자들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는 처사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한 입지자는 “신당 창당을 목전에 두고서 갑자기 민주당과 통합이라니 굉장히 당황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새정치에 대한 뜻을 품고 모여든 사람들이 졸지에 할 말이 없게 됐고 이런 선택이 과연 새정치라는 대의로 이어지게 될지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통합신당 창당으로 인해 후보난립에 대한 우려도 더욱 커졌다. 그 동안은 3선 도전이 유력한 이한수 시장이 민주당 후보로 나서고 이에 맞서서 새정치연합 측 여러 입지자들 중 단일화를 통해 나선 후보 간의 양자대결 구도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주를 이뤘다. 이에 일부 예비후보들은 일찍부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예비후보등록과 함께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추진되고 있는 통합이 이뤄지게 될 경우 시장과 시의원을 뽑는 기초선거는 무공천 방침대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그러면 이 시장을 비롯해 새정치연합 측 후보들도 모두 한 울타리 안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당 차원의 경선과정 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럴 경우 일거에 여러 후보들이 난립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익산시장 예상 후보자는 총 8명. 새정치연합 측에서는 배승철, 정헌율, 배병옥, 양승일, 박종열 후보가 포진해 있으며 민주당 측에서는 허대중 후보와 이한수 시장이 출마 예정이다. 여기에 익산시민연합 박경철 대표도 최근 통합신당에 가담하겠다고 밝히며 시장출마를 선언해 총 8명의 후보가 한 정당에서 시장자리를 놓고 맞붙는 형국이다.

문제는 이들이 당을 떠나 무소속 출마를 해야 하기 때문에 경선과 같은 후보압축 과정이 어렵다는 점이다. 민주당 후보에 맞서기 위한 단일화라는 명분이 사라진 마당에 서로 물러서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민주당 측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호재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무소속 다자구도가 될 경우 인지도에서 앞서고 현역 프리미엄을 가진 이 시장에게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후보가 난립하게 될 경우 사회적 비용 소모가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낮은 득표율로 당선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짐에 따라 강력한 대항마가 나타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모현동에 살고 있는 한 시민은 “6·4전국동시지방선거가 채 90일도 남지 않았는데 선거판이 무섭게 급변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며 “이런 변화가 좋은 영향이 되어야지 쓸데없는 정치적 소모전으로 치닫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무공천이라는 약속을 지킴으로써 정당을 떠나 인물과 정책 선거로 이어져야 하지 무늬만 무소속인 선거가 되서는 안된다”며 “후보자들이 나서 스스로 바람직한 선거문화를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