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지사 출마행보 가속도.. 생색만 내고 경쟁은 키우는 양상

새정치연합(가칭) 측의 유력한 전북도지사 후보로 꼽히고 있는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의 ‘구태정치’ 행보가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익산지역 새정치연합 측 특정 후보들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사실상 선거운동 및 선거지원 활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며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의 통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부적절한 행보라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강 전 장관은 새정치연합 측에서 익산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사무실을 순회 방문하기 위해 익산시를 찾았다.

그는 이날 정헌율, 배승철, 배병옥 예비후보자 세 곳의 선거사무소를 연달아 방문했으며 각 예비후보자들은 지지자들과 함께 방문을 환영하며 간단한 간담회 형식의 자리를 마련했다.

강 전 장관은 새정치연합 측의 유력한 도지사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이기에 각 예비후보자들의 캠프는 극진한 ‘모시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일부 후보는 방문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따로 제작하기도 할 정도였다.

하지만 강 전 장관은 아직 공식적인 출마 의사를 밝힌 적도 예비후보로 등록하지도 않은 정치인일 뿐이기 때문에 이 같은 표밭갈이 행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 전 장관은 이달 20일 경을 전후로 공식적으로 전북도지사에 출마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강 전 장관이 이미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보들을 찾아가 격려하고 사진촬영을 통해 홍보에 이용하도록 하는 것은 정책이 아닌 인물과 배후 세력의 이미지를 선거에 이용하겠다는 구태정치라는 주장이다.

더구나 강 전 장관이 방문한 곳은 기초단체장인 익산시장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사무소이기 때문에 사실상 통합신당의 무공천 방침에도 어긋나는 처사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공천에 참여할 후보자가 무공천 후보자들을 지원하는 것은 ‘무늬만 무공천’이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강 전 장관은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각 후보자들을 치켜세우는 발언을 했으며 후보자와 함께 손을 치켜드는 등의 사진을 촬영하는 등 사실상 선거운동 지원 성격의 행보를 보였다. 후보자들도 앞 다퉈 강 전 장관의 선거사무소 방문 소식을 여러 매체에 알리는 등 선거 홍보에 적극 이용하기도 했다.

이 중 정헌율 예비후보 측에서는 보도자료를 통해 강 전 장관이 정 예비후보를 일컬어 “익산이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고 익산시를 구석구석 완전히 변화 시킬 수 있는 큰 인물”이라고 발언했다고 밝혔다.

배승철 예비후보 측에서도 “차기 익산시장은 좌고우면하다가 새정치연합에 합류한 사람은 자격이 없고 배 후보처럼 뒤돌아보지 않고 뛰어든 사람이 적격이다”라는 강 전 장관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 같은 상황에 익산지역 정계 일각에서는 강 전 장관이 익산지역 후보자들을 방문해 생색을 내면서 실은 경쟁구도를 부추기고 있다는 불안이 나오고 있다. 입으로는 새정치를 말하면서 사실상 구태의연한 정치 행보를 이어오고 있음을 지적하는 목소리다.

강 전 장관은 지난달 27일에도 익산지역 새정치연합 측 선거출마 예상자들을 불러모아놓고 자신의 출판기념회와 안철수 의원과의 사진촬영 기회 등을 홍보한 것으로 알려져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 전 장관이 각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을 지원하는 모양을 취하고 있지만 사실상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는 이중적인 모습에 불과하며 구태정치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통합 논의가 한참 진행되는 가운데 일방적인 새정치연합 측 지원 행보로 자칫 통합에 대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행보로 보인다”고 우려의 입장을 전달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