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초유 사태, 시민과 의회 무시하는 처사 지적 ‘빗발’
道 감사 요청 예정.. 시장 및 불참 공무원 법적대응 수순 
박경철 시장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사상 초유의 사태를 야기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의회가 박 시장 및 의회 불참 공무원에 대해 전북도에 감사를 요청하고 법적인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는 보조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행사 주관 단체에 대해 갑의 지위에서 압력을 가하거나, 수장인 시장의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는 공무원들이 의회에 출석하지 않도록 지시한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고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고 판단, 전북도 감사관에 감사를 요청하고 위법사실이 판명되는 대로 법적대응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박 시장의 지시에 따라 의회에 불참한 공무원들 또한 직무를 유기한 것이라는 지적에 따라, 이에 대한 법률적 검토도 이뤄질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1996년 민선 1기 부안군수는 당시 부안군의회가 군수에 대한 불신임안을 의결하려 하자 직원들이 군의회 입구를 봉쇄하거나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조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방조)로 실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시의회는 이번 사태가 당시 부안군의 사례보다 더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부안군수는 불법행위를 방조한 데 그쳤지만, 박경철 시장은 불법행위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번 사태는 지난달 26일 자취를 감춘 정치인들의 행사 축사에서 시작됐다. 이날 축사는 사전 협의나 소통의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생략됐다. 황당한 사태를 맞이한 행사 주최 측은 물론, 정식으로 축사를 부탁했던 담당 공무원이 축사를 하지 못한 시의장 등에게 사과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이러한 사태의 발단이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지시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박 시장을 향한 지적 여론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후 시는 지난 1일 보도 자료를 통해, 시민 중신의 배려와 공감을 이유로 행사 의전 간소화를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그간 연례적으로 행사를 주관해 온 행사 주체들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인 개선안을 내놓은 상황이다. 또한 관료적인 행사 의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간소화를 추진한다면, 시장 또한 마찬가지로 축사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논란이 됐던 행사 주최 측 관계자 A씨는 “시장이든 의장이든 행사 주관 단체에서 초청한 똑같은 손님인데, 누구든 축사를 하고 누구는 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시장의 지시와 압력으로 이뤄진 것은 분명한 월권이며, 어쩔 수 없이 지시에 따라 행사를 주관한 단체 입장에서는 참석한 내빈들과 시민 여러분들께 송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사태는 급기야 공무원들의 의회 전원 불참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이 역시 박 시장의 지시에 따른 것. 이를 두고, 시민을 위한 시정 질문에 자신은 물론 관계 공무원까지 불참하도록 지시한 것은 시민과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이며 박 시장의 명백한 직권남용이라는 지적이 비등하고 있다. 조규대 의장은 “이는 지방자치법에 의거한 직무를 유기하는 처사로서 의회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태이며 시민적 공분을 사게 될 것”이라며 “비열하고 치졸한 꼼수 작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의회에서 의원들이 다각적으로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는 중”이라며 “전북도에 감사를 의뢰하고, 감사를 통해 드러난 명백한 사실을 기초로 법적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방자치법 제42조(행정사무처리상황의 보고와 질문응답) 제2항은 지자체 장이나 관계 공무원은 지방의회나 그 위원회가 요구하면 출석·답변해야 하고, 다만 특별한 이유가 있으면 지자체 장이 관계 공무원에게 출석·답변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형법 제123조(직권남용)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22조(직무유기)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136조(공무집행방해) 제1항에서는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해 폭행 또는 협박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제2항에서는 공무원에 대해 그 직무상의 행위를 강요 또는 저지하거나 그 직을 사퇴하게 할 목적으로 폭행 또는 협박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고 규정하고 있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