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와의 갈등 법적대응 천명.. ‘지역 이미지 훼손론’

민선6기 박경철 호가 출범한 지 100일의 성과를 발표했지만, 향후 정책의 로드맵을 밝히기보다는 성립되지도 않은 치적을 홍보하는데 치중해 빈축을 사고 있다. 또한 그간 추진해 온 사업들이 현실성과 타당성이 떨어지고 의회와의 첨예한 감정대립으로 법정공방을 예고하는 등 시정운영이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이 높다. [관련기사 2면]
지난 6일 박 시장은 취임 100일을 맞이해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의 시정운영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시민이 시장입니다’라는 의지를 가지고, 익산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4년간의 임기에 비해 취임 후 100일이라는 기간은 매우 짧은 시간이다. 따라서 이 기간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 시민들에게 알리기보다는, 향후 임기 동안 펼쳐나갈 익산발전에 대한 중·장기적인 전략과 시정운영 방침에 대한 토대를 마련해야 할 시기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데 이번 100일 기념 기자회견은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날 박 시장이 앞으로 익산발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민선 5기에서 연계돼 온 사업추진 성과들을 발표하면서 치적을 가로채 홍보하는 데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더욱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재정비상체제 선언과 KTX 역세권 종합발전전략 수립, 국가식품클러스터 추진, 국제안전도시 추진, 모현 우남아파트 긴급대피명령, 광역상수도 전환, 함열 청사 이전 등의 사업들은 그간 추진과정에서 현실성과 타당성이 떨어지거나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하고 터덕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박 시장이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지적을 받고 있는 추진 사업들을 합리화하려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또한 이날 기자회견은 시장의 일정을 이유로 30분 동안만 진행돼, 박 시장의 기자회견문 낭독에 이은 질의응답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기자회견문 낭독 외 기자들의 질문이 4~5 차례 정도 이어지고 기자회견이 서둘러 마무리되자, 주요 언론사 기자들 사이에서는 “기자회견마저 일방통행”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이날 박 시장은 최근 소통부재에서 비롯된 의회와의 일련의 사태에 대해, 시민들의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한 번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법정공방을 예고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그간 크고 작은 어려움이 많았지만, 가장 큰 장벽은 의회와의 갈등이었다”면서 “자신에게 폭언한 조규대 의장이 공식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법률에 따라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확고한 입장을 다시 한 번 표명했다.

이같이 의회와의 첨예한 감정대립이 법정공방까지 번질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익산의 지역 이미지 훼손에 대한 우려가 시민들 사이에서 적잖게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조규대 의장은 “박 시장과 의회 간 갈등이 정점에 이른 상황”이라며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고,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