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현 우남아파트 관련 공무원 감사를 두고, 시장의 지시에 그대로 따라 줄줄이 감사를 실시한 감사담당관실이 '영혼없는 부서'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해당 공무원들의 모습이 진정 지시불이행의 모습이었는지, 과연 감사를 실시해야 하는 대상이었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됐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익산시 자체감사 규칙에 따르면 감사는 종합감사, 특정감사 및 복무감사로 하고, 복무감사는 시장의 명령 또는 특정사항에 대해 감사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 행하도록 규정돼 있다.
모현 우남아파트의 경우 입주민들의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했다. 또한 전국적으로 유례가 없는 긴급대피명령이었기에, 이주대책에 대한 불만이나 대피를 원치 않는 세대에 대한 강제퇴거 문제, 아파트 매매거래 어려움 및 집값 하락에 대한 보상 요구, 재건축 추진 문제 등 사전에 협의하고 정리해야 할 사안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해당 주택과장과 안전총괄과장은 시장에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항임을 거듭 강조하고 소명했다.

하지만 시장은 지시불이행을 이유로 감사관실에 감사를 지시했고, 감사담당관은 시장의 정당한 명령이라는 이유로 감사를 실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감사담당관이 시장의 친위대 내지 있으나마나한 존재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시장 앞에서 다른 어는 부서보다 균형을 유지하며 사안을 검토해 판단했어야 하는 감사담당관실이 존재의 이유를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의 목소리다.

아울러 이처럼 같은 사안에 대해 시장의 지시로 해당 공무원에 대한 감사가 연이어 이어진다면, 설사 감사 이후 위반사항이 없다는 판단을 받더라도 이미 감사를 받은 공무원은 물론이고 시청 내부 전체의 분위기가 경직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선뜻 나서 시장의 의견과 다른 의견을 개진하는 공무원의 모습 또한 찾아보기 어렵게 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정운초 감사담당관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면서 “시장의 감사 지시가 정당하고 필요한 사항이라고 판단해 감사를 실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