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공익을 위한 목적으로 각자 나름의 가치와 신념을 표방하며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민단체가 조직이기주의에 기울거나 몇몇 임원들의 정치적 전유물로 변질되는 바람에 잘 하고 있는 시민단체들까지 도매금으로 매도되고 있어 자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현재 익산시에는 10여개의 시민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을 바라보는 시민들 중에는 ‘본래 의미의 시민단체’와 ‘사익을 지향하는 이익집단’이 혼동돼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익산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들은 “시민단체들이 반성없는 몰락의 기로에서 벗어나 자성을 통한 재도약을 시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공익 실현’이라는 본래의 목적에 따라 이른바 ‘생활정치’를 이뤄나가야 할 시민단체의 모습이 몇몇 시민단체 인사들의 ‘기회주의’로 인해 왜곡된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 그 이유로 지목된다.

일부 시민단체와 단체 출신 인사들이 자신들의 입장만을 대변하려 한다거나, 시민보다 단체의 이익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모습 때문에 시민단체의 순수한 활동마저 다른 목적으로 매도되고 변질된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의식 있는 시민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희망연대 김정필 대표는 “시민단체가 정말 중요시해야 할 부분이 중립성이다. 그 규모나 단체의 입지가 커질수록 시민들의 요구도 다양해지며 그럴수록 중립성은 더욱 엄격하게 요구된다”며, “시민단체 출신의 인사들이 정치 일선에 나서게 될 경우 이를 받아들이는 시민의 입장이 혼란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보다 많은 소통의 시간과 자리가 마련돼야 하며, 깊이 있는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들 단체 중 일부 단체의 인사들이 시민단체를 정치입문의 징검다리로 삼는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시간동안 공익을 위해 활동하며 쌓은 경험을 높이 평가하고, 그 열정과 순수함으로 새로운 정치를 요구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개인의 결정에 대해 잘잘못을 판단하기는 어려운 문제다. 충분한 논의와 함께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시대적 요구’다. 만들기에 앞서 얻고자 하는 모습은 궁극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당장 얻고자 하는 노력보다는, 그와 같은 열정으로 준비를 보다 충실히 하면 시대적인 요구가 있을 때에 기회가 오는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김정필 대표는 이어 “시민단체들이 왜 필요한가,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자기반성이 필요하다”며, “시민들의 눈이 저절로 단체를 향하고,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해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