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가 낮아 공사 못해도 대비책 없어, 고스란히 개인 부담

익산시가 우·오수 분리를 통한 오염원 제거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하수관거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이 형평성이 결여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하수도 사업은 기존 합류식으로 하천으로 방류되던 하수를 오·우수로 분리하고 각 가정의 정화조 폐쇄 및 배수설비를 설치해 하수를 하천에 방류하지 않고 생활하수를 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중앙동·창인동 상가 지역을 비롯한 구도심의 건물들이 당초 목표와는 다르게 사업의 혜택을 받지 못해 상대적 박탈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2차 사업의 계획 당시 대형 하수관이 지나가는 도로보다 지대가 낮아 따로 펌프장치를 설치해야 하거나, 정화조가 건물 내 또는 건물 뒤에 있어서 실제 공사에서 제외된 가구가 전체의 10%에 달하는 600가구 이상인 것.

시공사인 (주) 포스코 건설 측은 “자연유화방식이기 때문에 지대가 낮은 곳은 하수가 본관으로 유입되지 못해 공사를 할 수 없어, 이런 경우 상황을 설명하고 동의 서명을 받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이런 가구들을 위한 대비책 내지 지원책은 시공사 뿐만 아니라 시 차원에서도 따로 마련된 것이 없는 현실이다.

실제 공사를 하지 못하는 가구는 기존 방식대로 정화조를 개인이 관리하고 제반 사항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

또 저지대지만 시공사가 펌프 시설을 설치한 경우에도 고장으로 인한 수리나 교체 시에는 시와 시공사 간에 지원에 관한 협약사항이 없어 아무런 지원 없이 개인이 적지 않은 비용을 그대로 부담해야 한다.

시가 시민의 편의를 위해 수백억원의 돈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일부 시민들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없는 반쪽짜리 사업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물리적으로 공사가 불가능하거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공사로 혜택을 받는 다른 가구들과 비교해 합당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대비책을 세웠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또한 사전에 타당성 조사 등의 면밀한 준비와 고민 없이 실시한 탁상행정의 결과라는 비난이 터져 나오고 있다.

더불어 우·오수 분리를 하지 못하면 분뇨 및 생활하수가 합류식으로 그대로 흘러나가게 돼 오염원 제거라는 당초의 목표와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 하수관리과 관계자는 “여건상 공사를 못하는 가구들에 대해 정화조 관리비 등을 지원할 수는 없다”며 “2차 BTL 사업이 완료되면 민간투자사업은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시 재정사업으로 국비지원을 받아 하수관거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 시작조차 못한 지역이 시내에도 많이 있어 우선 전체적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미비된 부분은 단계적으로 조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지난 2008년 4월부터 2011년 5월까지 600여억원을 들여 금호산업(주) 컨소시엄이 설립한 푸른익산환경(주)이 남중·영등1·모현·신동 일대와 황등면 지역 총 86㎞ 4,600여가구에 대한 하수관거 사업을 1차로 진행해 완료했고, 2차로 2011년 2월부터 2014년 8월까지 690여억원의 사업비로 (주)포스코 건설 외 3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중앙·인화·창인·남중·평화·송학·모현·신용·신동 일부 오수관거 총 81.8㎞ 6,600가구의 배수설비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