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 12월께 결정돼.. ‘게리맨더링’ 우려

내년 6월 4일 치러질 전국동시지방선거를 7개월여 앞두고 익산지역의 선거구 개편에 대한 여러 가지 설이 나돌면서 지역 정치권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특히 익산시의 지역구 8곳 중 7곳이 조정 대상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선거구가 대폭으로 개편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익산 정치권 일각에서는 자기 정당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개편하는 일을 뜻하는 ‘게리맨더링’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며, 오는 12월 중 윤곽을 드러낼 선거구 개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익산지역은 큰 폭의 인구 수 변동으로 말미암아 선거구 개편의 필요성이 계속해서 제기됐던 만큼 어느 정도의 개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현행 선거구대로라면 2명을 뽑는 선거구의 인구수가 3명을 뽑는 선거구보다 많은 지역구도 있기 때문에 시민들이 행사하는 투표 가치의 평등적 측면에서도 선거구 개편의 당위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지역구에서 출마에 뜻을 두고 있는 예비후보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지역구가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유리하거나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유리한 선거구 획정을 위한 ‘눈치싸움’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게리맨더링’에 대한 우려도 낳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은 개편논의가 되고 있는 선거구는 오산·모현·송학을 묶어 3명의 의원을 뽑는 가 선거구다. 2009년 12월 31일 내국인 기준 39,464명이었던 인구가 올 9월 기준 53,598명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이에 앞으로도 계속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오산과 모현을 한 선거구로 묶어 3명을 뽑고 송학은 타 선거구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현재 바 선거구(삼성·영등2)와 사 선거구(동산·영등1) 역시 인구가 5만 명을 웃돌고 있기 때문에 굳이 변경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나 선거구(중앙·평화·인화·마동)의 경우는 형평성의 문제가 불거졌다. 올 9월 기준 인구수가 29,378명이며 3명의 의원을 뽑고 있지만 2명의 기초의원을 뽑는 아 선거구(어양·팔봉)의 인구는 31,140명으로 시민들이 행사하는 표의 가치편차가 크다는 점이 선거구 개편 필요성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마동을 기존 2명의 기초의원을 선출하는 다 선거구(남중·신동)로 보내 3명으로 늘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생활권을 고려해 영등1·영등2·어양을 묶어 4명을 선출하는 방안과 동산과 팔봉을 묶어 2명을 뽑는 방안 등 다각적인 선거구 개편안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한 선거구가 조정되더라도 다른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도미노현상을 일으켜 전체적인 선거구 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갑지역과 을지역 정치권도 개편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갑지역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선거구 개편안을 마련하기 위해 다각도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인구 변동 폭이 큰 모현동이 있는 가 선거구의 경우 수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갑·을지역 모두 공식적인 개편안을 내놓지 않고 있어 서로에게 유리한 선거구를 획정하기 위해 눈치를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구가 변경될 때마다 서로에게 유리한 선거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그래서 나오는 얘기가 게리맨더링이다”라며 “선거구는 인구 변화도 중요하지만 표의 형평성과 생활권을 유지하는 선에서 결정돼야지 정치세력 간의 유불리에 따라서 결정하는 것은 구태정치를 답습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시·도의원의 선거구는 전라북도지사가 위촉한 11인 이내의 선거구획정위원이 선거일 6개월 이전까지 결정하도록 되어 있으며, 선거구획정위원은 학계, 법조계, 언론계, 시민단체와 시·도의회 및 시·도 선거관리위원회가 추천하는 자로 구성된다. 선거구획정위는 인구·행정·지세·교통 및 그 밖의 조건을 고려해 선거구를 결정하도록 되어 있으며, 현재 전라북도는 11월 중순 경까지 선거구획정위원회 구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