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예술에 대한 마인드 알겠다” 불만 터져나와

미술관 개관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익산시 재정 문제를 거론하며 지역 예술인들이 부채해결에 동참할 것을 요구한 박경철 시장의 돈키호테식 행보가 또다시 시민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부채해결에 힘을 모으자는 그 취지는 옳은 것이라 하더라도, 축하 인사 자리에서 지역 예술인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것이 아니라 호화 전당을 운운하며 마치 예술의전당 건립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언급한 데 따른 곱지 않은 시선들이다.

지난 28일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 개관을 축하하는 개관식 자리에서 축사에 나선 박 시장은 400여억원을 들여 건립된 예술의전당 개관으로 인해 매년 적잖은 임대료와 운영비를 시가 부담해야 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부채해결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들에 따르면, 이어 축사에 나선 지역 원로 예술인 A씨는 이 같은 시장의 축사에 다소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시장의 축사 이후, ‘시민이 시장이다’라는 슬로건이 반가웠다는 내용으로 시작된 A씨의 축사가 점점 길어지자 개관식을 주관한 관장의 재촉이 이어졌다. 하지만, A씨는 소신껏 할 말을 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당시 행사에 참여했던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 B씨는 “박 시장의 지역 예술에 대한 마인드나 문화적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생각한다”면서 “A씨의 축사를 듣고 주위에서 다들 속이 시원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또 “시장으로서 시 재정상황을 걱정하는 것은 맞지만,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물론 시민들 모두의 숙원이었으며 시민들에게 문화예술 향유 제공의 토대로 자리매김할 예술의전당을 두고, 호화 전당을 운운하는 것은 축사 자리에서 할 말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했던 C씨는 “당시 그런 해프닝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매번 강조하던 부채문제를 위트 있게 표현한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