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 고스란히 학생들.. 김승환 교육감 책임론 대두
전라북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양용모)가 ‘부실편성’을 이유로 전북교육청의 추경예산안을 부결했다. 세수확보가 불가능한 정부 목적예비비 202억원의 세입편성, 전북도에서 주겠다는 지방교육세 증가분 184억원의 미반영, 고질병 같은 부실한 예산편성 등 매사 법을 앞세우고 있는 김승환 교육감이 부적정하게 예산을 편성한 데 따른 경고성 결정으로 풀이되면서, 누리과정 예산 논란에 이어 김 교육감의 책임론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예산편성권을 가지고 있는 집행부와 심사권을 가지고 있는 의회가 마찰을 빚는 것은 다반사지만, 이번처럼 예산안 자체를 부결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따라서 그간 누리과정 예산 문제로 곤경에 처한 김 교육감에게 이번 추경예산안 부결은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교육청은 올해 본예산에 누리과정 예산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고 있다가,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끝에 3개월분(202억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미봉책으로 편성한 3개월분의 예산이 3월에 모두 소진되면서 논란은 재점화됐다. 전북지역 어린이집 관계자들이 연일 비난 집회를 열면서 예산편성을 촉구했고, 이 같은 움직임은 끝내 감사원 감사청구까지 이어진 상태다. 도내 국회의원이나 도의원들 또한 어린이집과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을 우려, 지속적으로 누리예산 편성을 촉구해 왔다. 특히 전북도의회는 올해 본예산을 심의하면서 800여억원을 삭감했고, 이 삭감액을 추경예산에서 누리과정 예산으로 편성할 것을 유도한 바 있다. 하지만 김 교육감은 이번 추경예산안에서조차 편성불가 방침을 고수하며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고, 이는 도민의 대의기구인 도의회를 경시한 처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교육위원회의 부결 또한 이러한 김 교육감의 불통에 대한 반감이 일정부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7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연 교육위원회는 이번 추경예산안 부결에 대해 ▲이미 교육부가 전국시도부교육감 회의 등을 통해 ‘지방채 없는 목적예비비 지급 불가’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의 도교육청이 세입확보가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정부 목적예비비 202억원을 세입에서 삭감하지 않은 점 ▲세수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할 교육청이 오히려 전북도에서 전출계획을 수립해 주겠다는 지방교육세 증가분 184억원을 세입에 반영하지 않은 점 ▲도의회 심의를 받은 본예산 400억원을 다른 사업에 사용하겠다는 추경안을 제출하거나 인건비의 과도한 책정과 자기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립학교에 대한 재정지원 등 교육청의 예산편성 부실이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닌 고질병이라는 점 등의 이유를 밝혔다. 이날 교육위원회는 “세입 예산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이번 추경안과 반복되는 예산편성의 문제점을 고치지 못하고 있는 교육청 측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불가피하게 이번 추경안을 부결 처리했다”면서 “이번 선택이 교육계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 아프지만, 고질적인 교육행정의 문제점을 바로잡는 마지막 보루라는 심정으로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법정전입금 184억원을 세입에 반영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교육재정이 매우 열악한 상황에서 전북도청에서 지방교육세 추가분 184억원을 전출하겠다고 했는데도 교육청이 이를 세입에 포함하지 않은 것은 어떤 명분도 없으며, 교육청 측이 전북도의 공문이 늦어 추경예산안에 편성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는 입장을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것은 꼼수 내지 언론플레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제8조는 ‘교육감은 해당 시·도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하기 전에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전입금으로 충당되는 세출예산안에 대해 서면으로 협의를 요청해야 하며,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협의요청을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그에 대한 의견을 회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그동안 매년 본예산 편성에 앞서 전북도에 공문을 통해 법정전입금에 대한 협의를 요청해 왔지만, 유독 이번 추경예산안 편성을 앞두고는 전북도에 유선이나 공문을 통한 법정전입금 협의 요청을 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 8일에 이르러서야 공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황현 의원은 “도교육청 측은 법정전입금 184억원에 대한 공문이 지난 10일에야 왔기 때문에 이번 추경에 반영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현행 법령상 지자체의 법정전입금에 대한 협의는 교육감이 시·도지사에게 서면으로 요청해야 하고 실제 교육청은 지난 8일에서야 전북도에 공문을 보냈다”면서 “법정전입금을 세입에 편성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회피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날 교육위원회는 “우리 교육위원회는 교육감의 예산편성권을 존중하되, 의회가 가진 예산심의권도 온전하게 지켜지도록 노력할 것”이며 “앞서 지적한 내용들이 수정되고 보완된 2차 추경안이 7월 중에라도 제출된다면 성심성의껏 심의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교육위의 입장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추경안이 부결돼 안타깝고 교육사업 추진에 지장을 받을까 우려된다”면서 수정예산안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