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 의원

여름철 찌는 듯한 무더위에 취약한 독거노인과 노약자 등을 위해 마련된 ‘무더위 쉼터’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라북도의회 김영배 원내대표(익산2)는 지난 23일 제322회 임시회 5분발언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비롯해 여러 도민들을 위한 무더위 쉼터 관리가 운영이라는 말 자체가 무색할 만큼 총체적으로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북지역 각 시군에서는 여름철 폭염에 대비해 노약자와 고령자, 냉방시설을 갖추지 못한 시민 등이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냉방시설이 설치된 노인복지시설, 경로당, 금융기관 등의 일부 공간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전북도에 따르면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시설은 2013년 2,882개소에서 매년 늘어 현재 총 3,499곳이 운영되고 있고, 전체의 60% 이상이 경로당이며 마을회관이나 주민센터, 금융기관 등의 일부가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도민들이 무더위 쉼터의 존재조차 모르거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영배 의원은 “폭염 취약계층을 위해 수년전부터 운영하고 있는 무더위 쉼터를 여전히 모르는 도민이 많고, 그나마 대부분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활용가치가 낮아 ‘무늬만’ 무더위 쉼터로 전락했다”면서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곳에 있는 사람들조차 그곳이 쉼터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무더위 쉼터로 지정됐다 하더라도 도비 지원이 없이 시군의 몫으로 떠넘기다 보니, 일부 시군에서는 재정의 어려움으로 관리를 하지 않는 곳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전북의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3,499개소의 냉방기기 보유현황을 살펴보면 선풍기 7,342 및 에어컨 9,301대로, 한 곳당 에어컨 2.5대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곳의 62%가 경로당으로, 실제 에어컨은 고장난 곳도 많을 뿐더러 수리비와 냉방비 걱정에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곳이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곳 가운데 상당수가 노약자와 고령자의 접근이 힘든 곳에 지정됐거나, 노인이 폭염 속에 10분 이상 걸어야 할 정도로 떨어진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김 의원은 “여름철이면 쉼터를 지정하고 있고 매년 쉼터가 증가하고 있지만, 활용도도 낮고 관리가 미흡해 폭염대책이라기 보다는 도정 홍보용 자료”라고 꼬집으며 “현실적인 지원책과 더불어 본격적인 폭염 전 사전점검을 통해 탁상공론의 행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