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철 당선인에 거는 기대는 ‘청렴’과 ‘부채 해결’이 먼저
소각장 이전·화학공장 이전 공약 등 난제의 해법도 찾아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6·4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을 맺었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됐을 수도 그렇게 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일단 시민들을 대신해 일할 대표는 모두 결정이 났다.
그중 격전지로 평가되며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익산시장 자리는 무소속 박경철 당선인의 품으로 돌아갔다.

시민들이 박 당선인을 익산시라는 배의 선장을 맡길 적임자로 선택한 셈이다.
이로써 박 당선인은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 출마에 11전 12기라는 진기록을 지방자치사에 써 넣을 수 있게 됐으며, 아울러 당연히 시민들의 선택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게 됐다.

이에 본지는 근소한 차이로 막강한 3선 도전 후보를 물리친 박 당선인에 대한 시민들의 표심을 짚어보고 향후 4년을 내다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눈물의 마지막 호소로 ‘일하고 싶다’고 외친 박 당선인이 해결해야 할 급선무와 난제들을 들여다봤다.

◇ 청렴한 시장

시민들이 박 당선인에게 표를 행사한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변화와 혁신이다. 그를 위해 현역 심판 및 교체론이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그러한 민심이 표심으로 나타난 결과로 여겨지고 있다.
시민들이 바라는 변화 중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꼽히는 것이 부정부패 척결 및 청렴한 시정 운영이다.
박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계속해서 익산시의 부패와 비리를 지적하며 유권자들에게 익산시가 변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네거티브 공세라는 논란 속에서도 선거공보물과 토론회 등을 통해 익산의 부패를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속적으로 알렸다.
결과론적으로 그런 부분이 유권자들이 박 당선인을 선택하게 하는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를 제기하는 측인 박 당선인은 부패와는 거리가 먼 청렴함을 보여줄 것이라는 시민들의 기대가 표심으로 나타난 셈이다.

◇ 빚 없는 익산시

이번 지선을 치르며 익산시의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던 부분이 부채 문제다. 시장 후보들 대부분이 익산시의 부채문제를 현역 시장의 가장 큰 실정으로 꼽으며 이한수 후보의 책임을 물었다. 이 후보는 그런 주장을 일축하고 수비적인 입장으로 이해를 구했지만 막바지까지 부채문제는 가장 큰 그림자로 선거판을 좌지우지 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박 당선인도 마찬가지로 부채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이 후보와 양자대결에 나선 박 후보는 일종의 단일화된 부채문제 공격수나 다름없었다.
이에 익산시의 과도한 빚에 불안함을 느낀 시민들은 그 반사적인 해결책으로 박 당선인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현 시점을 ‘익산의 IMF’로 규정하고 그 책임을 상대 후보로 몰아붙였으며 당선되면 임기 내 부채 청산을 못 박았던 박 당선인이 부채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현역 시장인 이 후보의 경우엔 여러 경로를 통해 2년 안에 부채를 청산하겠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은 임기인 4년 내 청산하겠다고 한 박 당선인을 선택했다. 이 후보의 말보다 박 후보의 약속에 더 많은 신뢰를 준 것이라고 풀이된다.

◇ 난제의 해결을 기대

이번 선거과정에서 각 진영은 여러 공약들을 내세웠다. 모든 약속들은 익산시의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고 있지만 그 중에 돌출돼 쟁점이 됐던 부분들은 앞으로 공약이행을 위해 해결해야 할 난제들을 안고 있어 관심이 되고 있다.
먼저 박 당선인의 소각장 이전과 관련한 공약에 대한 해결책이 안보인다. 부송동 신재생자원센터를 해체해 이전하고 친환경 자원재활용 자원회수시설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인데 이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재원조달이 문제다.
또 하나는 신흥정수장의 공원화다. 이 공약은 익산시민의 수돗물을 용담댐 물로 바꿔야만 가능한데 매년 시민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공원의 조성비용 조달 방법도 아직까지 밝혀진 바 없다. 이 밖에도 시청사 신축, 교육시설 인근 폭발성 공장의 이전조치 등 현실적으로 손대기 어려운 공약이 즐비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근본적으로 익산시가 재정운용에 숨통이 트이지 않는 한 추진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박 당선인은 부채를 상환하기 위한 ‘재정비상체제’로 전환할 것을 공약했기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맨 상태에서 큰 사업들을 어떻게 추진해 나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