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후보에 패한 새정연 침통.. 정치지형 변화 정당책임 ‘몸살’
전 지역에서 정당 이탈 민심과 3선 저항 심리의 대안으로 ‘선택’

박경철 익산시장 당선인의 마지막 호소가 익산시민들의 마음까지 열었다. 지난 열한 번의 도전에서 번번이 낙선과 도전을 반복하던 불굴의 정치인 박 당선인이 마지막 출마를 선언한 열두 번째 도전에서 당당히 익산시장에 당선된 것이다.

이변으로도 읽혀지는 박 당선인의 극적인 당선으로 인해 당장 익산지역 정치지형의 격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무소속 돌풍의 핵심 지역으로 익산시가 꼽히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또한 기득권을 쥐고 있는 세력으로 평가받던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지역민심의 이탈 현상이 무소속 후보에게 패하는 현실로 드러나면서 결국 정당책임론이 대두되며 추후 정치세력 재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6월 4일 전국동시지방선거 익산시장 선거는 새정연 이한수 후보와 무소속 박 당선인의 양자대결로 치러졌다.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치열한 경선을 뚫고 올라온 이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는 분위기였으나, 11전12기라는 기록적인 도전정신으로 선거운동에 임해온 박 당선인 역시 바닥 민심에서 만만치 않다는 예측도 쏟아져 나왔다.

이러한 예측 불가의 분위기 속에서 선거일 전날까지 양측 캠프는 서로를 비난하고 경찰에 고발조치하는 등 네거티브전을 연출했다. 이에 막바지까지 누구도 승리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임을 나타내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선거는 치러졌고 결국 개표 직후부터 양 측 후보는 접전의 양상을 띠었으며 득표수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일이 반복됐다. 결국 자정이 지난 후에야 당선인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났으나 최종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 섣불리 예측하지 못하는 박빙의 승부였다.

결국 읍면동에서 평균적으로 고른 지지를 얻고 특히 영등동과 부송동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 1천표 이상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난 박 당선인의 승리. 총 728표의 근소한 차이로 이 후보를 누르고 익산시장에 당선됐다.

당선이 확실시된 후 박 당선인은 “이번 선거는 익산시민이 이뤄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혁명과도 같은 일”이라고 평가하며 “변화와 혁신을 갈구하는 민심이 빚어낸 결과이며 이러한 민심을 책임으로 생각하고 충실히 일을 수행할 것임을 시민들 앞에서 약속드린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오랜 지지기반 속에서 기득권을 쥐고 있던 새정연이 결국 민심의 이탈을 막지 못하고 패배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새정연은 이번 지선을 치르면서 정치권의 유불리 셈법에 따라 정당 통합과 무공천 철회라는 급격한 변화를 주었고, 특히 경선과정에서 공천개혁을 확실히 보여주지 못하고 온갖 잡음을 발생시켰다. 이런 모습들이 결국 시민들의 실망과 민심 이탈 현상을 가속화 시켰고 결과적으로 대안을 찾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대다수 시민들이 내놓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박 당선인에 대한 지지보다 이 후보의 대안으로서 박 후보에게 돌아간 표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결국 정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세월호 사태도 기존정당에 대한 반감여론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새정연에 대한 이와 같은 부정적 여론은 금번 선거에서 나타난 득표현황에서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지난 5회 지방선거에서 35,564표를 얻었던 박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63,236표를 기록하며 당선됐다. 득표 수 급등의 이유로는 지역별로 고른 지지를 받았고 도심권에서 크게 앞섰기 때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이 후보의 텃밭인 낭산면 지역에서도 크게 뒤지지 않았다는 점은 무소속 돌풍에 대한 지표로 해석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익산시의 정치지형이 전체적으로 바뀌는 첫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결국 새정연이 다시 신뢰를 얻는 길은 어려울 것이며 새로운 세력으로 재편돼 서로 견제하는 정치지형으로 발전하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