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보다 인물과 정책으로 판단하는 시민의식 전환도 필요  

6·4지방선거가 본격 레이스에 돌입했지만 정식 등록 후보자가 현격히 줄어들고 무투표 당선자가 발생하는 등 익산시의 선거판이 한풀 꺾인 분위기를 나타내면서 특정 정당의 강세로 인해 벌어지는 ‘경선이 곧 당선’ 현상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일당독주체제와도 같은 익산시의 정치지형이 왜곡된 선거풍토를 만드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을 견제할 정치세력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 익산시의 기초단체장을 비롯해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자는 1백 명을 훌쩍 넘어섰다. 익산시장 후보의 경우 9명에 달했으며 기초의회의 경우 한 선거구에만 14명의 후보가 나서는 등 선거과열 및 후보난립의 우려마저 점쳐지기도 했다.

그런 상황은 기초선거 무공천이라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방침 때문이었으며, 그 영향으로 민주당의 텃밭이었던 익산지역 정치지형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마저 감돌았다.

실제 익산시선관위 관계자는 후보자 수가 많을 경우 투표용지 제작에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른다고 너스레를 떨 정도로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본 결과 후보자 수는 과거 지방선거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든 수치를 나타냈다. 구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의 통합과 무공천 철회로 인한 경선 시행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결과적으로 익산시는 무소속 후보들 중 대부분이 새정치연합의 경선 참여로 선회했고, 그 결과 많은 후보가 경선과정에서 걸러지게 된 것.

익산시장 후보의 경우 5명이 새정치연합 공천장을 놓고 경선을 치렀고 2명의 예비후보가 사퇴하며 결과적으로 공천을 받은 이한수 후보와 무소속 박경철 후보의 양자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광역의원 3, 4 선거구에서도 후보자들이 모두 새정연 경선에 참여해 결국 공천을 받은 후보가 무투표 당선이라는 결과지를 받게 됐으며, 기초의원의 경우도 경선과정을 통해 52명으로 후보자가 대폭 줄어들었다.

이렇게 새정연 후보자가 곧바로 당선되거나 새정연 후보와 그 외 세력의 대결로 선거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새누리당, 정의당, 통합진보당은 기초의원 후보자로 각각 1~4명이라는 소수의 후보자를 낸 것이 고작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본선이 시작됐지만 선거 열기는 한풀 꺾인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몇몇 격전지를 제외하고는 예선이 곧 전쟁터이며 본선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 시민은 “일당독주를 견제할 세력이 있어야 시민을 바라보고 열심히 해야 당선된다는 인식으로 바뀔 것”이라며 “다가오는 선거에서라도 정책과 인물을 보고 투표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