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뿐인 ‘새정치’ 정당에 분노 무소속출마 결심.. “원칙과 소신”
지분다툼 및 무원칙 공천에 후보자들 불만 팽배.. “혼자 뛰겠다”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6·4전국동시지방선거의 레이스에서 정당 경선에 참여했다가 무소속 출마로 선회한 후보자들은 대부분 새정치민주연합 공천과정의 불합리성을 명분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후보자들 각각 경선불복이라는 멍에를 쓰는 무리한 선택을 통해서라도 민심의 선택을 확인받고 싶다는 뜻으로 읽혀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과거 무공천 방침 선언으로 인해 후보난립을 부추겼고 이 후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으로 인해 공천경쟁이 현실화되자 전북도당 공관위가 공천파행을 겪는 등 지역 정치권에 잡음을 일으켜왔다. 무원칙에다가 막장 공천이라는 평가들이 쏟아질 정도로 파열음을 냈던 공천이 끝나고 나자 한꺼번에 여러 명의 후보자들이 경선에 불복하고 무소속으로 나섰다. 경선이라는 제도가 무색해지는 선거판이 된 셈이다. 이에 시민들로서는 한 때 새정치연합 후보였다가 어느 날부터 무소속이 된 후보들을 마주하게 됐다. 안철수 신당이나 민주당 후보를 자처하다가 통합 이후에는 새정치연합 후보로, 다시 무소속으로 나서는 후보들을 보면서 정당이라는 것이 옷 갈아입듯 쉽게 갈아 탈 수 있는 것이라는 선입견마저 생길 노릇이다. 이에 본지는 새정치연합의 경선에 참여했다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다수의 후보들로부터 그들이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 들어보고 앞으로 어떠한 정치 쇄신이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도의원 ‘1선거구’ “원칙 없는 무지막지 경선” 익산시의 전라북도의원 제 1선거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잡음이 크게 발생하고 있는 곳이다.
출마를 선언한 5명의 후보자가 모두 새정치연합의 공천권을 놓고 경선에 참여했고 결과적으로 김대중 후보가 공천장을 거머쥐게 됐다. 다른 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없었으므로 사실상 무투표 당선으로 결정됐어야 할 일이나 현실은 그렇게 되지 못했다. 1차 컷오프 탈락자인 이창필 후보와 김영희 후보가 경선의 부당함을 규탄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김영희 후보는 “이번 공천과정에서 여론조사만 적용되고 70%의 서류심사와 면접, 그리고 여성가산점이 적용되지 않은 밀실야합으로 컷오프 됐다”며 “이에 대한 설명도 일체 공개하지 않고 오히려 도덕성 의혹과 전과가 있는 후보를 공천하는 등 철저한 무원칙에 분노하며 엄마의 심정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해 바로잡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창필 후보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 이 후보에 따르면 도의원 후보 면접은 5분밖에 되지 않는 형식적인 절차에 그쳤고 여론조사에서도 상위권에 속했으며 서류도 문제가 없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컷오프 됐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북공천은 전국적인 망신과 저급한 정치권력의 야합으로 종결됐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원칙과 약속이 지켜지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영희 후보는 경선에 항의하는 차원으로 삭발까지 감행하며 부당함을 호소해 오다가, 지난 22일 이창필 후보와의 단일화에 합의하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 기초의원 “생활정치의 가치 훼손” 익산시의회의 25명의 시의원을 뽑는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새정치연합 후보자들의 경선불복 현상이 두드러졌다. 1차 탈락된 후보들뿐만이 아니라 경선 참여자로 컷오프를 통과한 후보들까지 대대적으로 무소속 출마로 선회한 사례가 부지기수다. 그 중 대표적으로 익산시 바 선거구(영등2동, 삼성동)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성신용·백경민 후보의 사례가 선거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경선후보자 선정 후 여론조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와중에 공관위가 느닷없이 한 후보를 청년전략공천자로 결정한 것이다. 성신용 후보는 “2배수 압축이 끝나고 여론조사를 하고 있는 와중에 경쟁자를 전략공천한다는 것은 절차도 원칙도 없는 모리배 정치”라고 성토하며 “정작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알려주고 협잡정치가 설 땅이 없도록 하기 위해 무소속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백경민 후보도 “시민단체 출신 후보의 청년전략공천은 나눠 먹기식 공천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며 “여성의무공천자가 있는 선거구에서 굳이 청년전략공천자를 결정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도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마 선거구에서는 이진수 후보가 경선에 참여했다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 후보는 “1차 컷오프를 통과했는데 컷오프에서 탈락한 모 후보가 내 과거의 전과를 걸고 넘어지며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까지 있었다”며 “결국엔 같은 당 안에서 패가 갈려 다툼이 발생할 것 같아 경선을 포기하고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 선거구에서는 유승희 후보가 경선과정에서의 문제를 제기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유 후보는 컷오프를 통과했지만 전략공천 대상에서 배제됐다는 이유로 무소속으로 나왔다. 유 후보는 “신인 여성정치인에 대한 우선 전략공천이 통합의 기본 원칙이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재선, 3선 여성을 공천했다”며 “이런 원칙도 없는 경선을 규탄하며 시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고 밝혔다. 이들 외에도 나 선거구의 최병모 후보, 다 선거구의 김영준 후보, 아 선거구의 강종태 후보가 경선에 참여했다가 무소속 출마로 선회한 후보들로 나타났다. 정완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