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감사관제 도입에 따라 익산시가 공개 채용한 감사담당관의 감사 성과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며 본래의 취지에 부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제도도입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감사기구의 독립성을 꾀하고 원활한 운영을 보장하기 위해 외부에서 감사담당관을 공개 채용했지만, 그간 본청을 제외한 읍·면·동 내지 사업소와 직속기관에 국한된 감사활동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실제 개방형 감사관제가 도입된 2011년 이후에도 현재까지 읍·면·동이나 사업소 감사, 취약분야 특정 감사 등 기존의 감사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며, 본청감사는 한 번도 실시한 적이 없는 상태다. 개방형 감사담당관제가 도입돼 감사담당관이 공개 채용된 2011년 1월 31일부터 2012년 12월까지 익산시 공무원 징계현황을 살펴보면, 2011년 징계 건수는 총 31건이고 2012년은 총 26건이다. 도입 이전 2009년 35건, 2010년 20건과 비교해보면 대동소이한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징계처분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1년에는 해임 1건, 정직 6건, 감봉 6건, 견책 14건, 불문경고 4건의 징계처분이 있었으며 2012년에는 파면 1건, 정직 4건, 감봉 8건, 견책 11건, 불문경고 2건의 징계처분이 이뤄졌다. 하지만 201년 이후 이뤄진 징계는 전부 감사원이나 행정안전부, 전라북도, 검찰 등의 요구에 의해 이뤄졌고, 익산시 감사담당관실에서 자체적으로 적발해 징계처분을 한 경우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타 기관의 징계요구 외에 익산시가 자체감사를 통해 징계를 요구한 건수가 없는 이유는, 익산시의 감사가 사업과 예산의 규모가 큰 본청의 사업담당과를 중심으로 이뤄지기보다는 읍·면·동이나 사업소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익산시의 감사가 예산이나 사업의 규모가 작은 읍·면·동보다는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본청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시의회나 시민사회단체들은 익산시 감사부서의 업무량이 과다하고 인력이 부족한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시의 중점사업이나 국책사업, 일정 기준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에 대한 정기적 감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많은 예산이 투입되거나 규모가 큰 사업들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을 경우, 익산시와 시민들이 떠안아야 할 부분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정운초 감사담당관은 2013년부터 본청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뤄진 감사는 읍·면·동과 사업소 위주의 감사와 취약분야 특정감사로 이뤄지며 기존의 감사관행을 답습하는 데 그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본청에 대한 감사가 적당히 포괄적으로 실시되면 안 되고, 방향을 명확히 설정하고 제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공무원이 아니라 시민의 관점에서 행정을 바라보고 투명한 감사활동을 기대하며 도입된 개방형 감사관제에 대해 위인설관이 아니냐는 논란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운초 감사담당관은 “타 지자체도 감사원이나 행안부, 전북도에서 본청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시는 읍·면·동에 대한 감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본청에서는 상급기관의 감사가 있기 때문에 시가 별도의 감사를 하게 되면 이중의 감사를 받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읍·면·동뿐만 아니라 본청에 대해서도 상시적인 감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남은 기간 동안 현 감사방식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