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예산 증가와 반비례.. 때로는 칭찬해야 ‘마땅’
수치 높이기 위해서는 구조적·물리적인 개혁 필요 재정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지표인 재정자립도를 두고, 익산시의 수치가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일부 지역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스스로 살림을 꾸릴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재정자립도는 전체 세입액 중 자체세입(지방세 및 세외수입)의 비중을 뜻하는데, 이 수치만을 가지고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재정자립도라는 지표에 내재된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지역발전을 위해 국비와 도비 등 의존재원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을 추진할 경우, 상대적으로 지자체의 재정자립도 수치는 떨어지게 되기 때문. 익산시의 경우에는 특히 그러한 모습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역발전을 위해 열심히 발로 뛰어 국가예산을 따올수록 재정자립도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그간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이나 KTX 익산역 지하차도 개설, 일반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 유턴기업 집적산업센터 건립 등 굵직굵직한 국가사업 예산을 따내면서 익산시는 지난 2011년 사상 첫 국가예산 1,000억원 시대를 열기 시작한데 이어 계속해서 최고치를 갱신해 오고 있다. 하지만 제7대 익산시장 인수위원회 활동보고서에 따르면 익산시의 재정자립도는 2011년 26.5%, 2012년 23.4%, 2013년 21.4%에 이어 올해 17.6%(당초 기준)를 나타내며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이러한 하락 추세는 대규모 국책사업들과 대부분 국고보조사업의 형태로 시행되는 사회복지 분야 사업의 확대로 국고보조금이 급속히 증가된 반면, 경제위기 등의 여파로 자체수입 증가율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는 비단 익산시의 경우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안전행정부 지방자치단체 통합재정개요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연도별 전국평균 재정자립도(당초예산 기준)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2년에는 전국 평균이 52.3%를 기록했으며, 2013년에는 51.1%, 올해는 44.8%까지 떨어졌다. 서울이나 부산 등 특·광역시를 제외하고 올해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가 30% 안팎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익산시와 예산규모가 비슷한 군산시나 경주시, 진주시, 여수시의 재정자립도 평균은 21.5%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재정자립도가 높게 나타난다면 재정운영의 자립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자주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세원이 많은 몇몇의 국한된 대도시와는 달리, 한정된 세원에 대한 구조적이고 물리적인 개혁 없이 자주재원을 늘리는 것이 어려운 지자체들의 경우에는 국책사업을 통한 지역발전과 재정자립도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익산시 또한 지역발전을 위해서 백방으로 뛰는데서 오는 국비 등 의존재원의 유입으로 인한 재정자립도 하락을 감수하면서 장기적으로 지방세 강화 방안을 찾아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재정자립도 하락 추세 때문에 재정상황이 우려된다면, 익산시는 앞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국책사업을 포기하던가, 아니면 국가예산을 따오는 것 대신에 재산세나 주민세를 인상하거나 주차위반딱지를 매일 끊고 과태료 폭탄을 부과하는 등 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야 한다. 이에 재정자립도만을 가지고 익산시의 재정상황을 논하는 것에 주의가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섣불리 익산시의 재정자립도가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만을 가지고 재정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재정자립도라는 지표가 가지고 있는 숨겨진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익산시가 발로 뛰며 국가예산 확보 1,000억원 시대를 맞이한 것이, 재정자립도 하락이라는 이유로 칭찬받지 못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재정자립도도 중요한 지표이지만, 현재 익산시가 국비가 투입되는 국책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발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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