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도입, 출연기관장 보은·정실인사 척결의지 천명

전북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김연근)가 의회를 경시하고 출발부터 일방통행하는 송하진 체제의 집행부에 제동을 거는 한편, 인사청문회 도입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행자위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낙제점 수준의 집행부 업무보고를 비판하고 조직을 공룡화하는 조직개편안에 대한 강력한 견제를 시사했다. 행자위는 또 정무부지사를 비롯한 공기업·출연기관장과 개방형직위를 포함하는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에 앞선 토론회 준비에 들어갔다.

행자위 소속 의원들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북도의 민선 6기 첫 업무보고가 형식적이고 즉흥적으로 이뤄졌으며, 실·국·과장들은 졸속답변으로 일관하고 업무개선의지가 부족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감사관실, 전북발전연구원, 홍보기획과, 공보과, 서울·전주장학숙 등 주요부서의 장이 공석 상태라는 이유로 업무보고를 실시하지 않은 기관·부서의 한해 총 예산이 118억원에 이른다”면서 “지금까지 해당 기관 및 부서의 조직운영 로드맵조차 밝히지 않은 것은 도정 시스템의 소통부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 자리에서는 해당 실·국·과장들의 업무파악 미숙,  조직개편 전 일부 간부들의 책임감 결여, 업무개선의지 부족에 따른 내부 혁신 필요성, 주요현안 부서별 업무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어 김연근 위원장은 현행 10실국본부·47관과단·208담당에서 11실국본부단·53관과단·221담당으로 단은 1개, 과는 6개, 담당은 13개가 늘어나는 조직개편안에 대해 “도는 수평적 관계에서 14개 시·군을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부서를 늘려 거대한 공룡이 되면 시·군 지원 기능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면서 “업무수요의 면밀한 조사 등 절차적 문제는 물론이고 당초의 개편방향과 맞지 않는 허점들이 수두룩한 조직개편안이 도의회에 제출되면 철저하게 심의해 문제점을 정확이 짚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자위는 한편,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전북도의 공기업·출연기관장 12명과 정무부지사 개방형 직위의 공무원들에 대한 검증을 통해 단체장의 보은인사·정실인사·코드인사 등의 부작용을 근절한다는 의지의 일환이다. 이를 위해 행자위는 오는 14일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계획에 대한 전문가 초청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인사청문회는 12개 출연기관장 외에 필요하다면 4급 상당 이상의 개방형 직위도 대상에 포함시켜, 해당 자리가 제대로 임기를 채우지도 않고 잠시 거쳐 가는 정거장이 되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면서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업무효율성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해당 부서의 예산을 줄여서라도 반드시 견제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는 해당 기관장들에 대해 임명권자 외 제3자의 검증이 없는 상태에서 정실인사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이들 직위가 전라북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의 범위가 갈수록 커지고, 이들 기관장들의 성과목표 및 평가제도 또한 형식적 수준에서 그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행자위는 이들 기관장에 대한 자격기준과 기본적인 인적사항에 대한 공론과정을 거치고 이를 통해 자질·태도 및 능력 등 직무수행과 관련된 사항, 병역에 관한 사항, 과거 형사처벌 및 조세납부 등 준법의식에 관한 사항 등를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