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조직안정과 사기 저하” 시장, “묵묵히 헌신한 직원에 기회” 박경철 호의 첫 정기인사에 익산시 공직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박 시장의 인사 스타일이 기존 인사시스템에서 소외된 공무원들을 배려하고 줄서기나 청탁 등을 근절하는 클린인사의 서막을 알렸다는 호평과, 기존의 질서를 파괴해 조직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혹평이 서로 충돌하면서 이는 파열음이다. 그동안 유지되어 온 관행을 과감히 탈피해 파격적인 승진인사를 단행하면서 15~20년 이상 승진하지 못했던 공무원을 전격 발탁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는 반면, 적절하지 못한 직렬별 안배 및 배치와 주요 보직에서 한직으로 전보한 좌천성 인사에 대해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적잖게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클린인사를 강조해왔던 박경철 시장의 이번 인사가 그간 소외됐던 소수직렬에게는 희망을 안겨준 것은 분명하지만, 시청 내·외부에서 형평성 논란이나 전문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앞으로의 시정을 원활하게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른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익산시는 지난 7월 31일자로 사무관(5급) 10명, 6급 18명, 7급 16명, 8급 18명 등 62명에 대한 승진인사와 368명에 대한 전보 및 기타 인사를 단행했다. 우선 직렬을 파괴한 사무관 승진 인사가 가장 눈에 띄고 있다. 총 10명 중 사회복지·보건·시설·녹지·환경직이 각 한자리씩을 차지했으며, 나머지 5명은 행정직이 차지했다. 이에 대해 어느 직렬이 그동안 얼마나 적체됐는지 정도와 순리를 면밀하게 따지지 않고 특정 직렬을 비정상적으로 승진시켰다 지적이 제기됐다. 환경직과 녹지직의 경우, 직렬별 총인원 대비 고위직이 너무 많이 배정됐고 해당 직렬 사무관 정원에도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공업직·기계직·농업직·지도직이 승진에서 제외된 점에 대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으며, 전문성이 요구돼 그간 환경직이 배치됐던 환경위생과장과 건축직이 배치됐던 주택과장에 행정적이, 토목직이 배치됐던 하수과장에 건축직이 배치되면서 업무처리에 대한 전문성 문제도 제기됐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익산시 A과장은 “시장의 고유권한인 인사가 언제나 모두를 100% 만족시킬 수는 없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소수직렬을 배려해 오랜 기간 승진에서 소외됐던 직원들에게 승진의 기쁨을 안겨주고 직렬을 뛰어넘는 유연한 모습을 보여준 부분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지만, 정원이나 인원 비율, 전문성 등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승진과 전보를 단행한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전 시장을 가까이서 보좌했던 과장급 공무원들이 동장이나 면장, 사업소장 등으로 전보된 데에 대해 ‘보복성·좌천성 인사’라는 말들이 시청 안팎에서 설왕설래하고 있다. 또한 일부 부서에서는 6급 승진자가 이례적으로 3명이나 나온 점과 상대적으로 다수인 행정직의 승진이 줄어 수십여 명의 하위 행정직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볼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익산시공무원노조(위원장 김상수)는 지난 1일 사내게시판에 ‘이번 인사가 과연 공정하였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서열, 업무추진실적, 조직 내 신망도, 직렬별 안배 등을 따지지 못한 뒤죽박죽식 인사였다고 단언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주요부서 근무자라는 단순한 이유로 전임시장 사람이라는 멍에를 씌워 승진은 고사하고 다른 부서로 발령을 낸 것은 명백한 보복인사이고, 사건사고(기업체 관련 감사지적 등)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압력으로 승진한 것은 조직안정과 사기를 저하시킴은 물론 공무원의 마지막 자존심인 영혼을 깨뜨리는 것”이라며 “부당한 조합원의 권익침해에 맞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경철 시장은 “공무원노조의 성명은 참으로 유감”이라면서 “소수직렬의 승진이 있어야 15~20년 이상 선택받지 못했던 이들에게도 희망이 있는 것이고, 이번 인사가 그 물꼬를 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연이나 지연 등을 통한 인사 청탁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그간의 노력과 능력에 중점을 두고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면서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오로지 시 발전을 위해 맡은 자리에서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한 진정성을 알아 달라”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