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오염원인 분뇨방출 차단이 근본적 대책”

익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익산천 생태하천 및 주교제 등 생태습지 복원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지난 16일 설계용역에 대한 2차 자문회의가 왕궁 축산분뇨처리장에서 열린 가운데 전국에서 참석한 자문위원들의 염려와 질타가 이어졌다. 본지는 자문회의에 참석해 용역업체에 대한 자문의원들의 우려가 담긴 회의 내용을 살펴봤다.

◇ 사업 개요

이 사업은 왕궁축산단지에서 수십년간 마구잡이로 배출한 축산분뇨에 의해 주교제와 용호제 학평제, 익산천이 오염됐고 이 오염원이 새만금으로 흘러들어 새만금 수질을 오염하고 있기 때문에 오염된 주교제와 용호제, 익산천을 생태습지 및 하천으로 복원한다는 게 골자다.

익산시는 1월 31일 익산시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에서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착수 보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익산시와 용역업체인 (주)이산과 (주)씨제이건설은 익산천 2.8km의 자연형 하천 복원방안 및 주교, 용호, 학평제 145,162㎡ 생태습지 조성에 대해 올 10월21일 용역완료일까지 중간 보고회 및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생태하천 복원사업에 대한 의견을 종합 반영할 계획이다. 이 용역은 향후 사전환경성검토, 문화재지표조사 및 하천정비사업 설계 경제성 검토를 거쳐 환경부의 생태하천 복원 심의위원회의 검토를 받아 완료하게 되며 공사발주는 올해 11월경 추진될 전망이었다.

익산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총 228억 원(국비 159억6천만 원 / 시비 68억4천만 원)을 들여 가축분뇨 등으로 오염된 3개 소류지 및 익산천을 준설하고 자연형 생태습지, 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으로 201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용역업체의 용역 주요 내용

축산분뇨로 오염된 주교제(111,469㎡), 용호제(8,957㎡), 학평제(25,632㎡)를 생태습지로, 지속적으로 분뇨가 흘러 오염된 인수교에서 만경강까지의 익산천 연장 2.80km 구간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곳은 악취의 주범일 뿐만 아니라 불소, 구리, 아연를 비롯한 중금속이 함유되어 있어 토양에 대한 전면 복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주교제는 오염된 퇴적토를 준설하고, 학평제와 용호제는 하천을 복원한다.

업체의 용역 계획에 따르면 주교제는 휴식, 산책공간을 제공할 수 있도록 초화원, 오솔길을 만든다. 바이오 향기숲 등 테마 숲으로 조성하고 휴식공간을 만든다. 피톤치트를 배출하는 편백, 측백, 소나무 등을 식재한다는 계획이다.

학평제는 정화습지를 조성하고 유입오염원을 정화하고, 수질정화를 위해 정화능력이 있는 뛰어난 수생식물을 식재한다. 갈대숲도 조성하고, 유입수와 유출수를 정화하기 위해 습지원을 조성한다는 것.

용호제도 습지원 및 생태수로를 조성하고 바이오 순환림 조성으로 수질 개선 및 생물 서식환경 개선, 수질정화식물을 식재해 오염원을 정화한다.

익산천은 아름다운 순례길을 만들어 이용자들의 휴식공간과 친수공간을 조성한다. 만경강에서 새만금 자전거길과의 동선을 연결한다. 또한 수질개선 등을 통한 수생태를 복원하고 금마 고도도시 사업과 연계성을 부여할 계획이다.

수질정화 효과가 높은 수종을 선정하고, 경관식재, 완충식재, 정화식재 등 식물을들 식재한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익산천 및 소류지 3개소 어류조사 결과 익산천 하류에서 붕어, 잉어, 대륙송사리가 서식하므로 대륙송사리를 깃대종으로 한다는 것이다.

현재 기본계획의 70% 가량 진행된 상태이며, 올 10월말까지 기본계획 용역을 완료하고 환경부의 심의를 받아 내년 초부터 예산을 투입해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해 2015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얼핏 보면 환상적이고 이상적인 계획이다.

<자문위원들의 지적>

이날 자문회의에 참석한 자문위원들은 새만금지방환경청 박미자 청장, 자연생태전문가 전북대학교 김창환 교수, 생태복원 전문가 단국대학교 김남춘 교수, 한국건설기술원 김원재 교수, 한국하천환경연구회 김성환 고문, 한국자연환경연구소(주) 생태복원부 최병진 박사, 새만금지방환경청 새만금유역관리단 정일석 과장 등이다.

◇ 오염원 원천적 차단이 해법

한국하천환경연구회 김성환 고문은 "아무리 복원사업을 해도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축산농가들이 현재처럼 계속 분뇨를 내뿜으면 수백억원을 들인 사업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오염의 원인이 되는 축산분뇨를 더 이상 뿜어내지 않으면 해결될 일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근본적 원인을 제거해야 정부도 이 사업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새만금지방환경청 박미자 청장 역시 오염원에 대한 근본적 제거 없이 하는 사업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 토양 복원비에 예산 할애해야

단국대학교 김남춘 교수는 "새만금 수질개선으로 소요되는 총 사업비 479억원 중 2015년까지 '주교제를 비롯한 익산천 하천 정비사업'에 포함되는 비용으로 227억원이 계획되어 이중 100억원이 토양 복원비로 사용된다"면서 "이사업의 경우 오염된 토양 처리가 기본설계의 대부분을 차지해야하지만 기본계획이 주먹구구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대부분의 예산이 기본설계에서 토양복원비로 사용되어도 적을 정도로 토양복원이 우선이다"고 지적하고, "가장 오염이 심한 주교제 표면에 대해 토양검사를 하지 않아, 자칫 토양복원에 드는 비용이 전체 예산을 상회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하천환경연구회 김성환 고문도 "오염된 토양 처리가 기본이고, 복원 후의 토양 관리도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익산시가 기본설계에서 단계별 마스터플랜을 세워야 한다"고 보고 "그 다음에 친수 비용 등을 계획하고 단계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 "생태적 원리도 모르고 세운 계획"

용역을 맡은 (주)이산과 (주)씨제이건설에 대해 전북대학교 김창환 교수의 비판은 신랄했다.

생태습지복원과 습지생태복원의 차이점을 모르고 있다. 생태에 대해서 이 계획은 청정하천 복원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복원 계획은 서울의 유능한 엔지니어링 회사나 삼성이 와도 복원이 어렵다. 생태가 되려면 수질개선은 기본이다. 어느 정도 저감이 되느냐의 양의 정도지 저감은 된다. 이 사업은 수질개선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사업이 아니다. 그동안 왕궁축산단지 문제는 아무도 해결하지 못했다. 2015년 완공예정인데 2030년 돼도 왕궁축산이 없어질지 안될지도 모른다.

익산천에 수생식물이 산다고 업체가 예기했는데, 부엽식물과 침수식물이 단 한종도 살지 않는다.

생태하천 기본개념을 계획에 적어놨는데 생태적 원리도 모르고 있다. 계획자체가 목적부터 시작해 맞지 않는다.

과거에 국토관리청에서 익산천 생태하천 계획을 하고 시공한 이후 당시 세운 것들이 나무를 비롯해 모두 없어졌다. 고수부지를 만들어 사행천 만들면 뭐하나. 직강하천으로 다시 돌아온다.

용호제와 학평제를 사행천으로 만들고 여울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여울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곳의 수량이 충분치 않다.

주교제를 습지로 만들고, 식물 식재 계획도 했는데, 식물 심어놔봐야 다 죽는다. 현재의 계획대로라면 1년 이내에 모든 식물이 다 죽는다. 분명한 것은 삼성이 공사해도 되지 않는다. 이 돈으로 토양 퍼내는데 써야 한다.

습지면적은 4%로 계획했다. 하지만 40%로 해야 3% 정도만 유지된다. 이렇게 식생 또는 자연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설계를 하면 안된다.

연못의 깊이를  1.5m로 본 것도 잘못됐다. 바이오림과 그냥 숲과의 차이도 이해 못하고 있다. 편백·측백을 심으려는 계획도 잘못됐다. 마구잡이로 하면 안된다.

학평제에서 용호제까지 수질정화 습지를 조성한다는데 좁은 수로에 수질정화 습지가 가능하지 않다. 절대 안된다. 100% 안된다. 계획서 상의 모든 식재수종은 한종 빼놓고는 전혀 살지 못한다. 야생 수종에 대해 전혀 모르고 한 계획이다.

이 설계는 한번도 생각 안해본 설계다.

습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양서류다. 나비, 양서 파충류에 대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제대로 된 설계가 가능하다. 이에 대한 언급 없다.

얼룩동사리에 대해서도 송사리의 일종으로 보고 있는데 얼룩동사리는 생존 불가능하다. 억만분의 일도 안된다. 물풀도 살지 못하는데 대륙송사리가 살 것 같나.

사업비가 227억원 드는 문제를 떠나 뭔가 개선을 할려면 여기 그림상 나와 있는 것은 1년 이내에 없어질 것을 생각해야 한다. 갈대가 있다는 것은 퇴적이 쌓여있어서다. 갈대 식재 계획도 불가능하다.

◇ 10월 말까지 기본계획 용역 승인 가능한가

자문위원장으로 있는 새만금지방환경청 박미자 청장은 10월 말 까지 기본계획 용역에 대해 환경부에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따른 우려를 나타냈다.

또 현재 추진하고 있는 가축분뇨처리장의 처리능력과 향후 주교제 복원과 관련해 차후 발생되는 분뇨처리에 대한 문제도 거론했다.

자문위원들은 이어 현재 용역을 맡은 업체가 내놓은 계획 안 중, 산책로의 불필요성, 유지관리의 불필요성, 과다한 조경 계획의 불필요성을 지적하면서 "이 기본계획이 70%나 진행됐는데, 도대체 이 계획이 조경계획인지, 공원조성계획인지, 생태 정화계획인지, 오염 토양 복원계획인지, 수질개선 계획인지, 하천 조성계획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면서 보다 더 연구해야 한다고 자문했다. 또한 지역의 전문가에 대한 자문과 참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오염원의 근본 제거가 따를 경우 익산천까지 복원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도 따랐다.

이날 자문회의는 우선 토양 복원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세운 뒤 전체적인 마스터 플랜을 중심으로 단계적 계획을 세우길 바란다면서 자문회의를 마쳤다.

한 자문위원은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할 "생태조사를 했느냐"며 "참담할 정도로까지 지적을 받았다"고 말해 기본계획 용역에 대한 원천적 재검토가 필요 것으로 보인다.

오삼규 기자